A사장은 오늘 직원들 앞에서 괜한 말을 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최근 어려워진 회사 상황을 설명하면서 잘 극복해나가자며 호소하고 격려했는데 직원들의 반응이 영 좋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직원들의 사기만 꺾어놓은 것 같아 걱정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위기상황을 공감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괘씸하기도 하다. 리더로서 비전도 제시하고 나만 믿고 따르면 된다고 솔선수범하는 모습도 보여줬던 것 같은데, 왜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일까? 위기상황에서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피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수록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리더의 말 한마디가 절실하다. 리더라면 누구나 직원들에게 감동과 힘을 주는 스피치를 하기 원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문제 상황의 A사장 스피치에 직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물론 ‘그래 다 같이 해보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는 ‘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도 강해질 수 있다. 스피치는 누구의 관점에서 보는지에 따라 공감을 이끌어낼 수도, 거부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잘못된 스피치는 말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때가 많다. ‘내 생각에는, 내가 앞장서서, 나와 함께, 우리는 극복할 수 있다’와 같은 표현으로 리더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말은 직원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들의 관점에서 그들의 욕구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 욕구를 구분해보자면 첫 번째는 스스로 자기 미래를 결정하고 싶어 하는 ‘결정(Decision)’ 욕구, 두 번째는 위기를 돌파하는 방법을 알고 싶은 ‘방법(How to)’ 욕구다. 세 번째는 ‘자신감(Confidence)’을 회복하고 싶어 하는 욕구다.
먼저 결정 욕구는 말 그대로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 하는 욕구로,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이 결정해서 시키는 일을 할 때는 적극성이 없어진다. 잘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시킨 사람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당연히 주인의식이나 책임의식이 생기기 쉽지 않다.
따라서 중요한 포인트는 ‘직원 스스로 결정하게 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직원들에게 극명히 대비되는 자기 모습을 그려보게 하는 것이 좋다. 위기를 극복하고 난 뒤 찾아올 찬란한 미래와 반대로 이대로 주저앉았을 때 찾아올 참담한 미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어디를 향해 갈 것인지 직원들 스스로 결정하게 한다. ‘이대로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순 없지, 함께 노력해서 나은 미래로 가야지’와 같이 직원들이 스스로 결정할 때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은 극대화된다.
이렇게 스스로 결정을 하면 그 다음으로, 위기극복을 위한 방법을 알고 싶어 하는 욕구가 생긴다. 이때 리더로서 ‘방법(How to)’을 제시한다.
“그때 우리는 고정관념을 깨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항상 질문을 던졌다. 지금 필요한 것은 조금 더 고민하고 실패를 거울삼아 반 발짝만 앞서 나가는 것이다”처럼 ‘방법(How to)’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이 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알려주는 것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도 결정했고 방법도 알았다면, 이제 직원들에게는 자신감을 되찾고 싶은 욕구가 남았다. 리더는 자신감을 다시 끌어내주는 말을 던져야 한다. “우리는 이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도 이겨냈다. 충분한 잠재력이 있음을 기억하라”처럼 과거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 등을 언급하면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다.
스피치를 통한 공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더 필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앞서 이야기한 세 가지가 이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라면, 스토리텔링은 감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방법이다. 경험을 곁들임으로써 인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법이다. 특히 순탄한 성공담보다는 리더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할 수 있는 실패와 우여곡절이 있는 이야기가 좋다. “첫 직장이 부도 위기에 몰려 월급이 몇 달이나 밀렸을 때 다 같이 힘을 합쳐 회사를 살려낸 감격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나 같은 사람도 이겨냈는데, 하물며 여러분 같이 젊고 패기 있는 인재들이 왜 못하겠는가!” 등의 메시지는 우리가 함께 해낼 수 있다는 동료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공동기획: 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