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억 투자해 `울릉도` 에너지 자립섬으로 만든다

국내에서 전기 생산 비용이 가장 비싼 울릉도가 신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ESS) 중심의 에너지 자립 섬으로 바뀐다. 도서 지역으로 확산은 물론이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 모델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30일 한국전력은 울릉도에 신재생에너지와 ESS 등으로 구성된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앞으로 울릉도에 운영 중인 디젤발전기(18.5㎿)와 수력발전기(0.7㎿)를 풍력(9.7㎿)·태양광(1㎿)·수력(1.5㎿)과 함께 30㎿급 ESS로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 디젤 발전기는 14㎿로 축소해 비상용으로 활용한다. 사업비는 총 1700억원 규모로 한전은 상반기에 세부 사업 계획을 수립해 연내 구축에 들어갈 방침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기존 광역 전력시스템과 달리 분산 전원의 독립형 전력망으로 태양광·풍력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원과 ESS가 융·복합된 차세대 전력 체계다. 이 때문에 국가 전력망이 닿지 않는 도서지역이나 오지·사막지역이 있는 여러 국가에서 마이크로그리드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 도서지역 중 가장 큰 전력 계통을 운영 중인 울릉도는 발전단가가 높고 환경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디젤발전기로 대부분의 전력을 생산, 섬 내 4000여가구에 전기를 공급해왔다. 실제로 울릉도의 전력 생산에 따른 발전단가는 ㎾h당 550원으로 육지와 비교하면 5배 이상 비싸다. 하지만 이번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사업을 바탕으로 발전단가는 20~30%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한전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해 이르면 상반기 사업계획을 확정 짓고 하반기 구축사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기존의 제주 가파도 등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경험을 토대로 해외 진출할 수 있는 실적(Track Record)으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