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가 초고화질(UHD) 방송 콘텐츠 확보에 팔을 걷었다. 각 사업자가 잇따라 UHD 상용 서비스 개시 일정을 정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정작 방영할 UHD 콘텐츠가 부족해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두 업계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한편으로 일반인 대상 공모전 계획까지 세우며 UHD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연내 UHD 상용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인 위성방송, IPTV 사업자가 현재 확보한 UHD 콘텐츠 분량은 수백분 가량이다. 실제 셋톱프리 방식으로 지난달 30일 UHD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 SK브로드밴드가 확보한 UHD 콘텐츠 분량 456분이다. 케이블TV 업계가 지난달 10일 개국한 UHD 전용채널 유맥스(UMAX)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홈초이스는 현재까지 100시간(6000분) 분량을 마련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공급업체와 계속 UHD 콘텐츠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에 총 분량은 명확히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UHD 상용화 시기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 수급 상황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유료방송업계가 UHD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비싼 콘텐츠 가격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입 UHD 콘텐츠 가격은 시간 당 5000만~2억원 수준이다. 2000만~3000만원 가격대를 형성한 고화질(HD) 콘텐츠 대비 최고 10배 이상 비싼 금액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8월 구축한 UHD 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내달 개국 예정인 UHD 전용 채널 운영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지난해 12월 정부의 다목적실용위성으로 촬영한 영상 자료를 UHD 포맷으로 변환한 프로그램, 한류 문화 다큐멘터리 등을 자체 제작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제작, 송출, 위성전송, 수신 등 UHD 콘텐츠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 관련된 ‘워크플로’를 확립했다”며 “오는 11월까지 보급형 UHD 셋톱박스를 출시해 UHD 방송을 대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456분 분량 UHD 콘텐츠를 우선 주문형 비디오(VoD)로 제공한다. 콘텐츠 다양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대중을 대상으로 공모전, 단편영화제 등을 개최하면서 UHD 콘텐츠 시장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 제작사가 공급하는 UHD 콘텐츠가 적은 것은 물론이고 막대한 제작 비용 탓에 방송사업자가 자체 제작에 나서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UHD 시장에 무작정 진입하기보다 체계적으로 콘텐츠 확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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