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경련 · 정보통신공사 업계 정책 제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정보통신공사 업계가 전기사업법이 지능형 전력망(스마트 그리드) 산업 성장을 저해한다며 제도 개선을 주장하고 나섰다. 현행법이 지능형 전력망 구축 사업자 등록 요건을 전기사업자(전력회사)로 제한하면서 ICT 업계의 능동적 참여가 사실상 원천봉쇄돼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최근 기획재정부 서비스총괄과와 국무조정실에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과제를 제출했다. 이 과제 중 하나가 ‘지능형 전력망 기반구축사업자 등록기준 완화’다. 전경련은 현행 지능형 전력망 관련 법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행법은 ‘지능형 전력망 기반구축 사업자는 전기사업법 제7조에 따라 허가받은 송전사업자, 배전사업자, 구역전기사업자 또는 같은 법 제35조에 따라 설립된 한국전력거래소이어야 함’으로 규정한다. 한국전력과 관계사 외에는 지능형 전력망 구축 사업에 주사업자로 참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전경련은 “구축 사업자 등록 기준을 전기사업자에 한정하고 있어 국내 ICT 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인 지능형 전력망 관련 기술개발과 사업화에 주도적 참여가 어렵다” 정책 건의 배경을 밝혔다.
스마트 홈이나 스마트 빌딩 등 ICT 기업의 지능형 전력망 사업 참여 범위가 넓기 때문에 등록기준에 정보통신사업자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 전기사업법 제7조에 ‘정보통신공사업법 제2조의 정보통신공사업자일 것’이라는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초 정보통신공사 업계도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에 같은 내용의 정책건의 자료를 제출했다. 전력망 효율화를 위한 지능형 전력망에는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 각 시스템을 연결하는 통신 인프라와 정보보안 등의 정보통신 기술이 포함돼 있다. 해당 설비를 정보통신공사업자가 설치하기 때문에 구축 사업자 등록은 당연한 요구라는 게 정보통신공사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는 진입규제를 완화해 지능형 전력망 관련 정보통신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ICT 업체 참여가 활성화되면 산업 발전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정보통신공사업체 관계자는 “현재 지능형 전력망 사업에는 이동통신사와 LS산전, 삼성SDI, 포스코ICT를 비롯해 중소 전기통신공사 업체가 참여한다”며 “하지만 사업 주도권은 주사업자로 등록이 가능한 한국전력이 쥐고 있어 사업 협상을 비롯한 여러 면에서 수동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제를 발굴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전경련에 따르면 지능형 전력망 담당부처인 산업통산자원부는 ICT 업계와 인식이 다르다. 전력망 기반구축은 전력설비가 핵심이기 때문에 ICT 업체가 주사업자로 등록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산업부 주최로 열린 전력산업 활성화 간담회에서 주요 논의사항 중 하나로 이번 건을 다룬 것으로 안다”며 “산업부와 ICT 업계의 주장이 서로 달라 산업부, NIPA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정보통신공사 업계 정책 제안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