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대의 유물쯤으로 치부돼 온 ‘전단지’가 일본 광고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6일 닛케이BP가 보도했다.
지난해 일본의 신문 전단지 광고시장 규모는 총 5103억엔이었다. 이는 잡지(2499억엔)나 라디오(1243억엔) 광고보다 훨씬 큰 규모다.
신문 속에 삽입돼 독자에게 배달되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숙주 매체인 신문에 비해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경쟁력을 보인다.
최고 피크기로 불리는 지난 2005년 대비 지난해 신문 광고비의 하락율은 40.5%에 달한 반면, 전단지 광고의 하락율은 23.4%에 그쳤다. 같은 기간 잡지와 라디오 광고의 하락율은 각각 48.4%와 30.1%를 기록했다.
전단지 광고의 가장 큰 장점은 해당 정보를 적시에, 지정 지역에 널리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최근 높아진 보안 의식으로 각 가정의 우편함에 넣을 수 없는 전단지도, ‘신문’에 끼워 넣으면 소비자에게 전달 가능하다.
일본 신문절입광고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일주일 중 하루 이상은 전단지를 본다는 사람의 비율이 71.9%였다. 성별로는 남성이 64.7%, 여성은 79.2%였다. 여성 중에서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읽은 사람의 비율이 높아져 60대 여성은 89.3%가 전단지를 읽었다.
‘전단지를 매일 본다’는 사람의 비율은 젊을수록 높았다. 20~30대 여성은 67.2%가, 30~40대 여성은 65.9%가 각각 이같이 답했다. 반면에 50~60대 여성의 비율은 45.1%에 그쳤다.
전단지의 또 다른 ‘착한 점’은 신문 보급소의 수익 보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신문 대국인 일본 역시 인터넷의 발전으로 신문산업이 사양화되면서 보급소의 수입도 격감세다. 하지만 전단지 수입은 이들 보급소에 효자 노릇을 한다. 전단지 광고료의 10~20%는 광고대행사가 가져가지만, 그 나머지는 모두 보급소 몫으로 돌아간다.
현재 일본에는 약 1만8000점의 보급소가 있다. 따라서 전단지 광고는 한 보급소 당 연간 평균 2200만~2500만엔의 수입을 제공하는 셈이다.
협회 관계자는 “전단지는 신문산업의 최첨병인 보급소의 운영에 매우 중요한 수입원”이라며 “만약 전단지 광고가 없어지면 폐업하는 보급소가 속출, 결국 신문산업 전체가 휘청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매체별 광고비 추이(단위: 억엔)>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