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의 중국 수주 여부가 실적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대부분의 투자는 중국에 집중될 예정이어서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의 중국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장비 업계가 미래 수익 기반을 다지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중국 사업이 단발성 하드웨어 공급이 아닌 서비스 기반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요 장비업체들이 전반적인 침체를 겪는 가운데 중국 수주가 실적 희비를 갈랐다.
올 들어 지금까지 대규모 설비 투자는 거의 중국에서 이뤄졌다. LIG에이디피는 최근 BOE 충칭과 오르도스 공장으로부터 각각 330억원, 59억원 규모의 장비 수주를 받았다.
충칭에 공급하는 제품은 8.5세대(2200×2500㎜) LCD 장비며 오르도스에는 5.5세대(1300×1500㎜) OLED 생산 장비를 공급한다. 이들 라인에서는 향후 추가 발주가 예정돼 있어 기대감이 더욱 크다. BOE 충칭은 오는 7월 완공을 앞두고 1단계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LIG에이디피는 내년 3월까지 공급한다. BOE 오르도스는 LTPS 라인 시험 가동이 진행되면서 추가한 1.5단계 투자로, 하반기에는 2단계 정식 투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열처리 장비업체 비아트론도 BOE의 오르도스 공장용으로 약 57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비아트론 역시 이들 장비가 성공적으로 구축된 후 추가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P시스템은 지난 3월 말 쿤산의 비저녹스로부터 45억원 규모 장비를 수주했다.
중국의 장비 발주는 BOE 외에도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6월께 CSOT가 8.5세대 LCD 설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트룰리도 하반기에는 5.5세대 AM OELD 장비를 발주할 계획이다.
국내 투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도 설비 투자가 지속될 중국 시장 성적표가 장비업체 입장에서는 사활을 가르는 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회성 하드웨어 공급도 중요하지만 미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경우 국내 추가 투자가 없더라도 유지보수로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 장비업체들도 핵심 장비를 공급하기 시작한 만큼 이런 매출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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