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공군 LTE-TDD 도입으로 `와이브로 발전적 계승` 기대

공군이 국내 최초로 시분할방식 롱텀에벌루션(LTE-TDD) 망을 구축하면서 우리나라에도 LTE-TDD 산업이 처음 싹틀 것으로 기대됐다. 공군이 구축한 LTE-TDD 통신망의 효용성이 검증되면 다른 공공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 국내 레퍼런스를 내세워 해외 진출도 타진할 수 있다. 특히 와이브로 기술이 계승 발전되면 기존 와이브로 관련 장비와 단말기를 개발해온 중소업체들의 수혜도 점쳐진다.

◇장기적 관점 와이브로 진영에 새 먹거리

공군 사례를 시작으로 향후 LTE-TDD가 상용화되면 장기적으로 와이브로 업계에 새로운 먹거리를 가져다줄 새 판을 짤 수 있다. LTE-TDD와 와이브로는 같은 시분할 방식을 쓴다. 많은 기술 기반을 공유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전환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출신 와이브로 전문가는 “최근엔 와이브로와 LTE-TDD 장비 80%가 호환이 가능하도록 설계된다”며 “프로토콜 전환을 위해 모뎀 등을 포함한 채널 카드를 바꿔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기술전환 외에도 준비할 게 많기 때문에 LTE-TDD 확산이 당장 와이브로 기업에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중소기업은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현실적으로 와이브로 업계는 당장 매출을 올려야 하는 절박함에 처해 있다”며 “이들이 현 사업을 유지하면서 LTE-TDD 기반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국가 정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파수 관리 정책 효율성 높아져

LTE-TDD가 확산되면 주파수 사용성이 높아져 효율적인 배분 전략을 펼칠 수 있다. 주파수분할방식 LTE(LTE-FDD)는 데이터 송신과 수신에 별도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많은 주파수 대역이 필요하다. 반면에 LTE-TDD는 하나의 주파수만 쓰기 때문에 국가에서도 주파수 배분에 그만큼 여유를 갖게 된다.

세계적으로 LTE-TDD를 도입하는 국가가 느는 것은 LTE-TDD 확산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최근 중국과 인도 등 거대 통신 시장은 LTE-TDD 기술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두 국가 이동통신 가입자만 20억명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다.

차이나모바일은 최초로 LTE-TDD 방식을 상용화한 통신사란 점을 무기로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스프린트도 LTE-TDD 사업에 뛰어들었다.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 장비 제조사라면 LTE-TDD 시장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일부 제조사는 계측기를 비롯해 수출용 LTE-TDD 전용 장비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나친 낙관은 시기상조”

공군의 첫 LTE-TDD 도입은 국내 통신업계에 큰 의미를 갖지만 지나친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업 규모가 크지 않고 아직은 시범적 단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업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차이나모바일은 일찍부터 LTE-TDD 기술을 개발했고 상용화에 앞서 여러 도시에서 테스트를 오랫동안 진행했다”며 “지난 연말에야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공군 LTE-TDD 통신망은 군 내부라는 한정된 지역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상용화를 위한 레퍼런스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LTE-TDD가 와이브로의 진화를 이끌 것이라는 것도 특정 통신사만의 주장일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면서 “향후 공군 사례를 바탕으로 LTE-TDD를 상용화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정부의 몫”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