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황 때 투자 정석 지킨 태양광 사업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할 뻔했던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이 화려한 백조로 다시 태어날 조짐이다. 태양광 시장이 점차 회복세로 돌아섰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불황기 투자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증권가는 지난해 1040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한화 태양광 사업이 올해 1분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에상했다.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은 평균 판매단가 상승에 힘입어 흑자궤도에 진입했다. 한화케미칼도 폴리실리콘 공장이 3월부터 풀가동되면서 순항을 예고했다. 시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NPD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 시장 수요는 50GW로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화 태양광 사업을 주목하는 것은 불황기 투자의 정석이기 때문이다. 불황기에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더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결과 더 큰 과실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화케미칼은 2년 전인 2012년 독일 큐셀을 인수했다. 태양광 경기가 사상 최저점까지 내려간 시점이다. 태양광 셀 제조 분야에서 세계 1위였던 독일 큐셀조차 불황을 견디지 못해 파산했다. 이를 한화가 전격적으로 인수했다. 앞서 한화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2011년에 연산 1만톤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 투자도 감행했다. 당시 산업계에는 부정적인 평가 일색이었다. ‘무모하다’는 견해가 일반적이었다. 실제로 투자 이후 지난해 말까지 한화 태양광 사업은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호황에 빛을 보려면 불황기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불황기에는 더 좋은 설비를 더 싸게 갖출 수 있다. 호황기엔 경쟁사보다 시장 파이를 더 가져간다. 하자만 이는 교과서적인 것으로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기업은 많지 않다. 한화 태양광 사업 회복은 불황이라는 위기가 또 다른 기회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요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비전이 있는 사업도 분명 있다. 이런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불황기 선제적 투자의 중요성을 늘 각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