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세월호 여파 올해 경제성장률 0.1%P 하락"

한국금융연구원은 세월호 침몰에 따른 소비심리 부진 등으로 올해 우리 경제가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연 4.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발표했던 전망치 4.0%를 새 방식에 대입하면 4.2% 정도가 나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P)가량 하향 조정한 셈이다.

8일 연구원은 “신흥국 금융 불안, 연말정산 환급액 감소,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 등으로 소비와 투자가 뒤로 미뤄지면서 기존 전망치보다 성장률이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세월호 침몰 사고의 영향을 가늠하고자 올해 2분기 소비자심리지수 월평균이 지난해 말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가정해 추산했더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08%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세월호 침몰 사고 영향으로 소비심리 부진이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이번 전망치 산정에서는 2분기 소비자심리지수 월평균이 작년 말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전제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경제성장 패턴은 상반기 4.0%, 하반기 4.2%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분기별 성장률은 큰 진폭 없이 1% 내외로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전년대비 2.9% 늘어나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6.7%를 기록해 작년 -1.5%에서 반등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건설투자 증가율은 작년 6.7% 보다 낮은 2.6%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과 수입 증가율은 각각 6.8%와 5.9%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예상됐다. 공공요금·곡물가격 상승 가능성 때문에 전년(1.3%) 보다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상반기 1.5%에서 하반기 2.5%로 높아지면서 하반기에는 한국은행의 중기물가안정목표(2.5∼3.5%) 하단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했다.

고용부문에서는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51만명 증가하고 실업률이 3.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는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연평균 3.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고, 경상수지는 지난해(799억달러)에 이어 753억달러의 대규모 흑자를, 원·달러 환율은 평균 1055원 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연구원은 국내 물가불안 우려가 크지 않고 경제성장세가 완만해 GDP갭(잠재 GDP와 실질 GDP의 격차) 마이너스를 해소하는 데에 과거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완화적인 통화정책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