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을 목표로 조성 중인 한중 영화 펀드에 중국 기업의 관심이 뜨겁다.
단독으로 1000억원 투자를 원하는 사례가 등장할 정도다. 5년 만에 다섯 배나 급성장한 중국 영화 시장에서 한류 콘텐츠의 성공과 시장 확대 가능성에 관심이 모였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투자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조성을 목표로 추진하는 ‘한중 글로벌 합작펀드’에 중국 기업이 대거 관심을 보였다. 차이나필름, 화이브러더스, 폴리보나 등이 대표적 사례다. 대부분 영화배급사와 제작사로 시가총액 3조~4조원 규모의 대기업이다. 이 가운데 차이나필름은 중국 영화 배급의 40%를 책임질 만큼 시장 지배력이 크다.
문화부 관계자는 “한중 글로벌 합작펀드에 예상외로 중국 기업의 관심이 뜨겁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기업명을 거론하기는 이르지만 단독으로 1000억원을 투자하려는 기업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 예산이 확보되면 시기를 앞당겨 내년 펀드 결성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중 글로벌 합작펀드는 지난해 양국 영화공동제작협정 체결 후 양국 정부와 민간이 공동 출자하는 2000억원 규모 펀드다. 한중 공동제작물에 동일비율로 투자할 수 있다. 한중 합작펀드 투자를 받은 콘텐츠는 공동 제작물로 인정해 수입쿼터와 관계없이 중국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중국은 한 해 외화 수입 규모를 34편으로 한정했고 이마저도 14편은 3D, 실사 등으로 제한한다. 수익 배분에서도 공동투자영화는 극장과 제작사가 5 대 5다. 외화는 제작사 지분이 20% 안팎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수익 배분율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한중 합작으로 만든 ‘이별계약’은 중국 개봉 때 국내 투자자가 360억원을 벌어 한중 공동 제작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중국이 매년 35%의 높은 영화시장 성장률을 보이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국내기업이 한중 합작펀드에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이다.
중국기업은 완성도 높은 한류 콘텐츠와 높은 기술력에 관심을 보인다. 최평호 유니온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자금력이 풍부한 중국기업은 한류 배우와 영화제작사의 연출력, 스토리텔링과 영화 후반작업 등에서 협력하기를 바란다”며 “할리우드와 달리 이질적이지 않은 문화도 한중 공동 합작에 관심을 갖는 이유”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한중 합작글로벌펀드 조성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2위 영화시장으로 수년 내 세계 1위 시장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크다”며 “급성장하는 중국 영화시장을 선점하려면 펀드 결성시기를 앞당기는 한편 투자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영화산업 규모 전망 (단위:억위안)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