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유리 일체형(G2) 터치스크린패널(TSP)에 투자한 업체들이 수요처를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G2 TSP가 고가 시장에서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TSP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필름타입(GFF) TSP에 뒤처지는 샌드위치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G2 TSP 생산설비를 개조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거나 사업을 아예 포기하는 소재부품 업체들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새로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 G3에 G2 TSP를 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LG전자가 G2 TSP를 G시리즈(옵티머스G·G2)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해 온 것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결정이다. 현재 G3에는 하이브리드 커버유리 일체형(G1F) TSP가 적용될 공산이 크지만, 슬림형 GFF TSP가 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슬림형 GFF TSP 성능이 좋아진데다 핵심 소재인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가격이 급락하면서 슬림형 GFF TSP 가격도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G3에는 G1F TSP가 쓰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슬림형 GFF TSP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같은 크기의 G1F TSP보다 20% 이상 떨어졌다. 상황이 달라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께 및 디스플레이 투과율 측면에서 슬림형 GFF TSP와 G1F TSP 간 차이는 거의 미미한 수준”이라며 “원가 절감 차원에서 슬림형 GFF TSP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G1F TSP 기술을 사실상 포기한 바 있다. G1F TSP를 적용한 보급형 스마트폰 개발 프로젝트를 대거 중단하면서 부터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일부 중저가 스마트폰에 G1F TSP를 쓰고 있지만, 새로운 개발 모델이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조달 물량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꾸준히 G2·G1F TSP 기술 개발에 힘써 왔지만, 최근 들어 GFF TSP와 LCD 인셀 TSP로 점차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LG전자마저 G2·G1F TSP를 쓰지 않으면 관련 소재부품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G2·G1F TSP 수요가 점차 줄면서 관련 업체는 생산라인 전환과 사업 철수 등으로 생존 방안을 모색 중이다. G2 TSP용 소재를 생산하던 한화L&C는 충북 음성 공장 라인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 생산라인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우화인켐은 G2 TSP 생산라인을 AM OLED용 온셀 TSP 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생산 설비를 매각하거나 다른 제품을 생산하는 용도로 옮기는 중견 TSP 업체들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