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독자 개발한 자국 표준형 전기철도가 해외에 처음으로 수출된다. 철도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국의 행보를 아프리카 외교전의 일환으로 풀이했다.
11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철도당국이 에티오피아 동부에 위치한 도시 디레다와에서 중국형 표준 전기철도 궤도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기철도는 궤도, 차량, 신호에 이르기까지 모두 중국 표준형을 따른다. 중국 기업들이 철도 디자인 설계 등 공사의 모든 관리감독과 시공을 맡는다. 에티오피아와 지부티를 연결하는 이 철도 공사는 내년 연말에 완공되며, 4억달러(약 4097억6000만원)가 투입된다.
전기철도의 속도는 시속 120㎞로 우리나라 지하철 속도보다 조금 빠른 편이다. 국내 지하철 속도는 시속 70~80㎞다. KTX 최고 속도는 시속 300㎞다. 국내 철도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에티오피아에 건설하는 철도가 신기술을 자랑하는 고속철이 아니라 우리나라 지하철보다 조금 빠르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중국이 아프리카 외교전의 일환으로 철도를 건설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철도가 건설되면 두 도시를 이동하기 위해서 일주일이나 걸리던 시간이 대폭 줄어든다. 아디스아바바와 지부티를 7시간만에 갈 수 있다. 철도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지부티의 수도 지부티를 연결한다. 철도 궤도의 길이는 총 740㎞다. 철도가 건설되면 현재는 도로를 이용해서 아디스아바바에서 지부티를 가려면 약 일주일이 소요된다.
유안리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토목공사그룹 매니저는 "이번에 건설되는 전기철도는 에티오피아와 지부티 철도 환경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아프리카 지원 외교 정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이달 초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를 순방하면서 정치, 경제무역, 문화, 위생, 농업, 인적교육 등 각 분야에서 60여 건의 합의서를 체결했다. 리커창 총리는 “중국은 에티오피아는 물론이고 아프리카연합(AU) 지도자들과 현안을 놓고 깊은 의견을 나누고자 한다”며 “중국은 에티오피아와 관계를 개선하고 협력을 증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