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KT 3세대(G) 이동통신용 주파수 2.1㎓ 대역 중 일부를 롱텀에벌루션(LTE)용으로 전환해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환이 확정되면 KT도 하반기 3밴드(10㎒+10㎒+20㎒) 주파수집성(CA)서비스에 합류할 수 있지만 경쟁사들이 특혜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KT에 따르면 미래부는 최근 KT 2.1㎓(3G) 대역 중 10㎒ 폭을 4G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3월 연구반을 구성한 데 이어 이달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를 불러 공동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KT는 2001년 ‘IMT(DS)비동기식’ 이동통신기술용으로 2.1㎓ 대역(20㎒ 폭)을 할당받았다. 만료시점은 2016년 12월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IMT(DS)비동기식은 WCDMA(3G)는 물론이고 LTE-어드밴스트(A)까지 해당한다.
2001년 할당 당시에는 LTE 기술이 존재하지 않아 사실상 3G용으로만 인식됐지만, 시간이 지나 기술진화가 이뤄지며 규격이 새로 추가됐다. 이론상 이 대역을 LTE-A 서비스에 쓰는 데 무리가 없다.
홍인기 경희대 교수(전자전파공학과)는 “과거 기준에 묶여 새로운 서비스를 적용하지 못하고 소비자 편익을 해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KT가 이 대역을 LTE용으로 바꾸면 하반기 3개 주파수 대역을 묶어 최고 300Mbps 속도를 제공하는 3밴드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10㎒ 폭(단방향 기준) 주파수 2개와 20㎒ 폭(단방향 기준) 주파수를 묶는 3밴드 CA 인프라 구축에 돌입했다.
LG유플러스는 2.6㎓ 20㎒ 폭 기지국을 전국 수준으로 구축하고 SK텔레콤은 5월 초부터 3G용으로 쓰던 2.1㎓ 대역 30㎒(2010년 3G 이상 용도로 할당) 중 10㎒ 폭을 LTE용으로 전환해 구축하기 시작했다. 양사 모두 올 4분기 10㎒+10㎒+20㎒ CA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나오면 바로 상용화에 착수할 방침이다.
KT는 LTE 서비스에 1.8㎓(20㎒ 폭), 900㎒(10㎒) 등 두 대역을 운용 중이다. 800㎒에 5㎓ 폭이 있지만 대역이 좁아 경쟁사 3밴드 CA에 대응하기 부족하다.
KT 2.1㎓ 전환의 최대 걸림돌은 경쟁사의 견제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정부 주파수 할당 원칙이 무너지면 정상적인 투자 전략 수립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세게 반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KT 특혜 시비까지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5월 중 3사가 함께 KT 2.1㎓ 일부 대역 전환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며 “소비자 편익이라는 원칙 아래 기술진화, 시장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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