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금은 너나없이 소비심리 회복에 올인할 때

정부가 경기 위축에 대응해 돈을 푼다. 세월호 참사 이후 영업 차질을 빚는 여행, 숙박 등의 업종과 소상공인을 도우려고 재정을 조기 투입하고 금융을 지원할 방침이다. 2분기 재정 집행 규모가 지방비까지 합쳐 7조8000억원이다. 정부의 경기 회복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다행히 5월 초 연휴를 고비로 조금씩 소비 심리가 살아날 기미를 보인다. 감소세를 보였던 신용카드 이용액과 유통업체 매출이 다시 늘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완연한 회복세를 탄 것은 아니다. 정부 재정 투입을 가능하면 더 서둘러야 한다.

소비심리 위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세월호 사태다. 이를 빨리 수습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까지 답답한 마음을 풀 획기적인 수습책을 청와대는 제시해야 할 것이다. 많은 국민이 애도 분위기 속에 소비하는 것 자체에 대해 죄의식을 느낀다. 이러한 심적 부담감을 덜 수습책이 나와야 한다.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원화 강세도 소비 심리 회복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원화 절상은 수출 기업에 적잖은 타격을 주지만 소비자로선 더욱 싼 값에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기회로 작용한다.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면 그만큼 가처분 소득이 느는 효과도 생긴다. 이를 실제 소비로 유도할 미시 정책이 있어야 한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동결 방침은 조금 아쉽다. 한국은행은 지금이 금리를 인하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대외 상황을 보면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 조정에 신중한 한국은행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지금 내수 침체가 자칫 장기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6월 이후 수출기업은 비수기에 접어든다. 한국은행이 일시적이라도 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도 최근 사회 분위기 때문에 자제했던 마케팅 활동도 빨리 재개해야 한다. 이는 정부 재정 투입보다 오히려 소비 심리 회복에 도움이 된다. 지금은 너나없이 소비심리 회복에 매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