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차세대 자동차 성장엔진이 꺼진다

[자동차칼럼]차세대 자동차 성장엔진이 꺼진다

자동차 산업은 부품 혁신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고안전, 저공해 및 고효율을 위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혁신은 전자산업의 특징인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가 통합된 ‘플러그 앤드 플레이(Plug and Play)’ 방식을 향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이 과정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우리의 현재 상황과 기술 방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장기적인 전략을 갖추고 혁신을 주도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기술 수준과 인력 현실을 면밀히 분석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른 시간 내에 핵심 기술을 확보할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세대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기술 혁신과 함께 시스템·부품·소프트웨어가 하나의 가치사슬 안에서 개발돼야 한다는 점이다. 한번 뒤처지면 기술적으로 우위에 서는 것이 쉽지 않고, 또 많은 창조적 변혁이 만들어지는 전자산업의 특성이 자동차산업에 접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산업은 하나의 핵심 기술 및 부품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스마트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지원하는 HW와 SW의 지속적 연구개발이 중요하다.

차세대 스마트카도 부품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한국적 독자 개발의 필요성이 크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은 스마트카로의 시장 변화에 적절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단순히 가격 대비 성능을 만족시켜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으며 항상 후발주자에게 추월당할 수 있다. 이미 자동차 전장 부품 중소기업들이 벼랑에 내몰리고, 주요 부품 회사들도 기술적 위기 상황에 처하고 있음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닌 실정이다. 그 배경은 단기적 관점의 생산 활동에 집중한 반면에 기능안전과 부품 신뢰성 등 장기적 관점의 기술개발을 소홀히 한 데 기인한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 및 연구를 통해 이뤄져야 할 인력 양성을 등한시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런 상황으로는 스마트카 전장 분야의 독자 연구개발조차 불가능해질 수 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더 큰 현실적 문제는 남은 시간과 인력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급격한 신생아 감소는 새로운 연구개발 인력의 감소로 이어지고 생산 및 소비 구조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향후 국내 자동차시장 축소와 생산 인건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특히 이미 시작된 대학의 위기는 기업 인력 수급 문제로 이어지고 돌이키기 어려운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긴 안목을 갖추고 인력 약성을 전략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는 외부 선진 기술을 도입해도 이를 내재화할 수 있는 기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또 우리가 부족한 부문에 대해 해외 기술과 인력을 도입하고 동시에 국내 기술로 내재화할 수 있는 방안 수립이 절실하다.

현재 자동차 전장 부품의 국가 기술 개발은 일부 분야에 편중돼 있고, 단기 성과 위주인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의 본질적인 기술 분야는 매우 불충분하다. 또 모든 기술 개발 내용과 전략이 향후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기술 인력 변화에 대한 판단 및 고려가 없는 것도 문제다.

이제 미래 자동차 산업의 성장엔진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체와 학교가 공동으로 신규 인력을 키우는 체계를 만들어 대학 연구가 황폐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교수 및 학교의 평가 체계도 논문으로만 평가하는 현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기업들도 직원 공채는 학부 졸업생에 국한하고, 석·박사 이상에게는 별도의 선발 체계를 적용해 학생들에게 연구 동력을 부여해야 한다. 장기적 측면에서는 안전 및 기초 기술을 산·학·연이 공동으로 연구해야 국제표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연구 인력이 감소하는 것을 고려해 시급히 확보해야 할 분야의 인력 고급화와 기술 고도화 방안을 기술 진화와 문화적 관점이 혼합된 중장기 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절실하다.

위재경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 wjk@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