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사장은 요즘 같은 무한경쟁시대에 회사를 키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막대한 투자를 해 업계의 이른바 A급 인재들을 끌어모았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니, 지금까지 착실하게 일해오던 직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B급 직원들의 성과가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A급 인재들의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급기야 일부 B급 직원들은 회사를 그만두겠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C사장은 뭐가 잘못된 것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많은 리더들이 C 사장처럼 A급 인재에 신경 쓰느라 대다수의 B급 인재를 내버려 두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른다. 리더의 이러한 편애는 팀워크를 해칠 뿐 아니라 방치된 B급 인재를 회사에서 내모는 결과를 낳는다.
미국 컨설팅회사 페르소나인터내셔널의 조사에 의하면, 직원들에게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상사는 바로 ‘편애하는 상사’다. GE의 전 회장이었던 잭 웰치는 “5%의 우수 인재가 나머지 직원들을 선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95%의 B급 인재가 없다면 기업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B급 인재도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다. 우선 B급 인재는 묵묵히 자신의 책임을 다한다. A급 인재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성과를 창출한다. 또 이들은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 따라서 교육·훈련 등을 통해 능력을 잘 키워준다면 최고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
GE에서는 성과가 떨어진 직원을 교육해 A급 인재로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B급 인재의 성과와 역할을 리더가 인정하지 않으면 B급 인재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자신의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B급 인재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사장의 작은 노력만으로도 이들이 애사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도록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SDS가 2003년부터 월요일마다 사장이 직원들에게 편지를 작성해 보내는 ‘사장의 월요 편지’는 평소에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B급 인재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
사장의 이런 노력은 회사의 위기상황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사장은 ‘월요 편지’를 통해 회사의 사정을 언급하며,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위기상황을 직접 알려주고, 직원들이 겪을 어려움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장의 모습을 보고 직원들의 애사심은 오히려 올라갔다.
또 다른 예로 LG그룹의 한 사장은 매주 두세 번씩 직원과 차를 함께 마시는 ‘티 미팅’을 가졌다. 특별한 격식이나 주제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단지 직접 직원과 대면해 평소 상사에게 표현하지 못했던 불편함은 없는지 묻고 그들의 질문에 책임 있는 답을 하기 위해서였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직원에게 ‘내가 당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노트 등에 직원들의 이름을 기재한 후 리더가 미팅, 점심 등을 할 때마다 해당 직원 칸에 기록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 분기마다 이를 점검해서 합계를 내면 누구에게 소홀히 했는지 알 수 있다.
인도의 최고급 호텔 체인인 프린슬리호텔은 승진과 포상, 경력 경로가 A급 인재 위주로 돼 있어 B급 중간관리자들이 대거 호텔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후 프린슬리호텔은 이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경력개발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회는 정기적으로 B급 인재들의 경력개발을 지도하고,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기회도 부여했다.
그러자 관리자들의 이직률은 대폭 낮아졌고 성과도 향상돼 프린슬리호텔이 최고급 호텔 체인으로서 입지를 굳히는 데 이바지했다. 경력개발 방향을 설계해주고, 이에 맞게 지도함으로써 그들이 자신의 미래에 믿음을 갖게 한 것이다.
문제상황은 국내 1위의 화장품 OEM업체인 한국콜마의 사례를 각색한 것이다. 한국콜마는 문제를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했다. 첫째, 사장이 B급 인재들과 ‘밥상머리 소통’이라는 만남을 통해 이들에게 사기를 북돋아줬다. 둘째, ‘멘토-멘티 제도’를 통해 B급 인재의 경력 방향을 함께 설계해 나갔다. 그 결과, 이들 중 임원이 생겨날 정도로 B급 인재는 회사의 큰 기둥으로 성장했다.
공동기획: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
회사의 대들보 B급 인재 없이 회사는 존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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