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불거진 청해진해운과 관계사의 의혹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결과, 대출심사와 회계감리, 외환거래 등에서 모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파악된 청해진해운 관계사는 총 70개사다.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천해지(42.8%)를, 천해지가 다시 청해진해운(39.4%)를 지배하는 구조다.
청해진해운 관계사와 관계인에 대한 42개 금융회사의 총 여신액은 3747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말 기준 70개 청해진해운 관계사 가운데 금감원이 감사보고서를 통해 파악한 관계사간 총 채권은 256억원, 총 채무는 449억원이었다.
금감원은 여신검사에서 청해진해운 관련 대출 취급 시 미래수익성을 과대평가하거나, 자금 용도가 은행대출을 받기 어려운 조건임에도 심사를 생략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대출자금 용도의 사후관리도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 조사에서는 청해진해운이 해외 현지법인 투자지분의 제3자 무상양도, 헐값처분 등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760만달러 규모 투자자금 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해외현지법인 자회사 설립신고위무 위반, 청산보고서 미제출 등 16건의 외국환거래법규 위반사항도 이번에 적발됐다.
이밖에 관계사 종업원을 동원한 자금조성 혐의, 손해사정인의 리베이트 제공혐의 등도 이번에 드러났다. 유병언 일가에 대한 특별한 이유 없는 자금지원과 관계사간 부당한 거액 자금지원 등도 있었다. 주주명의의 위장분산과 가장 납입 등의 혐의도 나타났다.
금감원은 세월호 침몰이후 청해진해운 주변에 대한 의혹이 일자 지난달 18일부터 156명을 투입해 금융부문 검사를 진행해 왔다. 금감원은 향후 검찰과 공조가 필요한 부분은 신속히 통보하고 필요한 협조체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금융회사와 그 임직원의 위법, 부당행위에도 강력한 제재조치가 내려질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청해진해운 관계사의 자금상황을 모니터링해 금융권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검사과정에서 드러난 금융관행과 제도상의 문제점은 근본적 개선책을 추가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