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줄인 증권회사, 1분기 순익 3551억원으로 `흑자전환`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 1분기에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채권 부문 이익이 늘었고 잇따른 지점, 인력감축으로 비용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가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비용 축소와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15일 금융감독원이 61개 증권사의 1분기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당기순이익이 355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증권사들은 전분기에 282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우선 최근 금리 안정화에 따른 채권 관련 이익이 3431억원 증가한 것이 흑자전환에 기여다. 자기매매이익도 1850억원 늘었다.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수익도 소폭 늘었다. 그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주식거래대금이 1분기에 335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조원 가량 증가하면서 수탁수수료 수익도 364억원 늘었다.

수익개선에는 비용축소가 한몫했다. 증권사들이 지점과 인력을 지속적으로 감축하면서 판매관리비가 1470억원 줄었다. 지난 3월말 기준 증권사 직원은 3만9146명, 지점수는 1380개다. 지난해 12월말과 비교하면 직원은 1000명 정도, 지점은 100곳 가까이 줄었다.

영업실적은 증권사별로 엇갈렸다. 전체 61개 증권사 가운데 48개사 증권사가 흑자(4123억원)를 냈지만 13개사는 적자(572억원)을 기록했다. 흑자회사는 전분기보다 15개가 늘었다. 적자회사 가운데 5개사는 지난해 1분기이후 매분기 손실을 내고 있다.

개별 실적을 공개한 증권사를 보면 대형사의 실적 개선이 뚜렷하다. KDB대우증권이 전분기보다 매출이 44.2%나 늘면서 6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증권과 현대증권도 각각 611억원, 17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투자증권은 57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분기보다 이익 규모를 늘렸다.

1분기 실적개선 소식에도 불구하고 증권산업의 업황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는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의 비용절감 노력과 일회성 손실 축소 등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추세적 업황 개선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구조”라며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제도 개선 등의 효과도 대형사들에 유리한 만큼 증권사 구조조정 이슈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회사 수익성 추이 (단위: 억원) / 자료: 금융감독원, ROE는 해당기간 당기순이익/자기자본 평잔>


증권회사 수익성 추이 (단위: 억원) / 자료: 금융감독원, ROE는 해당기간 당기순이익/자기자본 평잔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