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단백질로 “뗐다 붙였다”하는 생체접착제 개발

물속에서도 접착력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차례 뗐다 붙여도 접착력에 변함이 없는 ‘자가복원성 생체접착 단백질 하이드로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차형준 포스텍 교수
차형준 포스텍 교수

차형준 포스텍(POSTECH)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실제 홍합의 접착 메커니즘을 활용, 생체접착에 활용가능한 홍합단백질 기반의 하이드로젤을 세계 최초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또 접착단백질과 철(Fe) 이온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가교(cross-linking) 반응을 일으켜 반복적으로 접착과 탈착을 해도 접착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자가복원(self-healing)’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해양생명공학기술사업의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기술개발’과 포스텍 ‘차세대 과학자(Rising Star)’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 연구결과는 바이오소재 분야의 권위지 ‘바이오매크로몰레큘스(Biomacromolecules)’ 5월호에 게재됐다.

현재 의료 생체접착제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피브린 계열의 생체접착제로 인체에는 비교적 친화적이지만, 낮은 접착력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생체접착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주로 합성고분자를 이용하는 접착제여서 인체에 활용하면 독성 등의 부작용이 있다.

홍합접착단백질은 접착력이 우수할 뿐 아니라 인체에도 무해하다는 점에서 대안 중 하나로 제안돼 왔다. 하지만 홍합에서 추출할 수 있는 단백질의 양이 적다는 한계가 있다.

차 교수팀은 유전공학을 이용, 홍합접착단백질 대량생산기술을 기반으로 인체에는 무해하면서도 기존의 접착소재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중 접착력을 가진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했다. 이 접착제는 홍합접착단백질과 철 이온 간 가교 반응을 이용해 자가복원력을 갖추도록 해, 다양한 메디컬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차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홍합접착단백질을 직접 이용해 하이드로젤 제형의 생체접착제로 처음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며 “생체접착소재 뿐만 아니라 배터리와 같은 전자재료 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후속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