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 알뜰주유소 공급권 수의계약으로 지탄을 받은 정부가 또다시 이 회사를 특별 대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유사·석유대리점·주유소 등 석유업계는 이를 반대하는 대정부 건의를 준비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8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종료되는 알뜰주유소 공급권 공개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정부가 석유제품 유통망을 보유한 기업(정유사)과 없는 기업(삼성토탈, 석유수입상)을 구분해 입찰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업계는 하반기에 경유 생산을 시작하는 삼성토탈 때문에 예년과 다르게 휘발유와 경유를 따로 입찰 진행하는 것에 더해 유통망이 없는 한 개 업체를 위한 룰을 만들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와 최근 석유업계에서 삼성토탈 수의계약 ‘특혜’ 주장이 나오고 있어 이 회사도 공개입찰에 참여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삼성토탈을 다른 정유사와 동등하게 입찰에 참여시키면 떨어질 수 있다. 정부는 삼성토탈이 없어지면 알뜰주유소 등 석유 유통시장 경쟁촉진 정책을 이어가기 곤란한 상황이 된다. 따라서 삼성토탈을 공개입찰에 참여시키더라도 공급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입찰참여 조건을 새로 만들어 정유사와는 구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등 석유업계 단체는 정부가 알뜰주유소 공개입찰 조건을 변경하더라도 특혜 없는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달라는 건의문을 제출할 예정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석유수입부과금 일몰(6월)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을 먼저 정부에 요청했고, 삼성토탈 특별대우 반대 등 알뜰주유소 정책 개선 요구를 담은 건의문을 추가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석유산업과장은 “이달 말 안에 알뜰주유소 공급권 공개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입찰 세부조건은 검토 중으로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석유업계는 석유공사-삼성토탈-알뜰주유소로 이어지는 정부의 민간석유시장 개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석유유통협회와 주유소협회는 정부의 석유유통정책 정상화를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지난달 개최한 데 이어 이달에는 1인 시위도 이어가고 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