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전기차 대신 ‘수소연료전지차(FCV)’에 사활을 걸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 12일 “미국 전기자동차 전문기업 테슬라모터스에게 공급받던 전기차 부품 ‘파워트레인’의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전기차보다 주행 거리가 긴 수소연료 자동차를 진정한 미래의 그린카로 보고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지난 2010년 신생 기업이었던 테슬라에 5000만달러를 투자해 3%의 지분을 확보했다. 2011년에는 테슬라와 1억달러 규모의 부품을 공급받는 계약도 체결했다. 계약은 테슬라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배터리팩, 모터 관련 부품을 포함한 파워트레인을 2500대의 도요타 전기차 SUV ‘RAV4’에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양사는 갈수록 협력관계를 확대할 것을 시사했지만 RAV4 판매량이 저조하면서 도요타는 계약 만기 시점에 공급 계약의 연장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2012년 출시된 RAV4는 월 299달러의 저렴한 리스 가격와 1만6500달러의 리스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지난 달까지 판매량은 1594대에 불과했다.
이에 도요타는 전기차보다 판매가는 높지만 한 번 충전시 300마일까지 주행이 가능한 수소연료 전지차로 전략을 수정했다. 수소연료 전지차는 10초 안에 시속 60마일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일반 자동차보다 연비는 최대 90%까지 뛰어나다고 도요타는 전했다. 올 초 세계최대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한 도요타의 수소연료 전지차 컨셉트카는 내년부터 캘리포니아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익명을 요구한 도요타 관계자는 “도요타는 전 세계 최대 하이브리드 차량 제조사”라며 “향후 도요타는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차량과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기술 개발에 큰 비중을 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가솔린 내연기관 대신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가 결합해 전기를 차제 생산하는 연료 전지가 동력원이다. 현대자동차가 만든 수소차 ‘FCEV 투싼’은 10분 미만의 충전 시간으로 최대 367마일까지 주행이 가능한데 이는 한 번 충전에 4시간이 걸리고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129마일에 불과한 닛산 전기차 ‘리프’에 비해 월등한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파이크리서치는 전 세계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2015년 5만7000대 판매되고 2020년 39만대로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현재 세계 시장에 200개가량 설치된 충전소는 2020년 5200곳으로 늘어나고 관련 투자도 연간 1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시장이 내년부터 본격 성장해 2050년까지 전체 자동차 시장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