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20일 영업 재개에 맞춰 최대 9종의 스마트폰 출고가를 30%가량 전격 인하한다. 가족요금제 등 새로운 할인 프로모션도 도입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요금 인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보조금 경쟁에 대한 정부 단속이 강화되면서 단말기 가격과 요금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어서 주목됐다. 오는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보다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창과 방패 전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됐다.
SK텔레콤은 20일 가족이 함께 SK텔레콤 휴대폰을 쓰면(최대 5회선) 월 가계통신비를 인당 최대 1만원씩 아낄 수 있는 ‘착한 가족할인’ 프로모션에 나선다. 가입기간과 상관없이 기변 등을 통해 가족끼리 회선을 묶으면 할인혜택을 준다. 가족 결합을 통한 사실상 요금 할인을 단행하는 것이어서 통신사간 요금제 경쟁에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됐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제조사와 협의해 8종의 단말기 출고가를 일제히 내릴 방침이다. 통신 3사 중 제일 먼저 단독영업을 개시해 중·후반부 시장 과열로 손해를 본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 만회에 총력전을 펼친다.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영업정지 기간에도 유통 인프라, 요금 상품, 신규 서비스, 로열티 프로그램 등 개선 노력을 펼쳐 영업 재개에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라며 “상품·서비스 경쟁력 중심의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단독 영업기간 동안 가장 많은 번호이동(MNP) 가입자를 확보한 KT도 단말기 출고가 인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임헌문 KT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은 “지나간 성과는 지나간 것”이라며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경쟁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심기일전의 각오를 밝혔다. 임 부사장은 “KT는 단독영업 기간 중 휴대폰 출고가 인하 등 선도적인 전략을 선보였다”며 “영업조직 정비부터 마케팅까지 차별점을 두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LTE에 특화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LG Gx’ ‘LG G2’ ‘갤럭시S4 LTE-A’ ‘베가 아이언’ 등 9종 LTE 스마트폰 출고가도 낮춘다.
황현식 LG유플러스 MS본부장은 “전용 모델은 물론이고 3사 공통 모델 출고가 인하에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LTE망과 서비스를 잘 이용할 수 있는 타깃층을 대상으로 가입자를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3월 13일부터 68일간 적용된 이통 3사 사업정지는 불법 보조금 정부규제가 시작된 2000년 6월 이후 가장 강력한 제재로 평가된다. 과거와 달리 신규가입뿐 아니라 기기변경(24개월 미만)도 금지되고 2개 사업자 영업을 동시에 중지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순으로 진행된 이번 순차 사업정지 지표는 초반 일평균 MNP가 SK텔레콤 6262건(3사 영업 환산 시 1만5162건)으로 시장과열 기준 2만4000건의 60% 선에 머물렀으나 중반을 지나며 LG유플러스 8499건(일평균, 3사 영업 환산 시 3만1592건, 132%), KT 1만1359건(5월 15일까지 일평균, 3사 영업환산 시 3만5385건, 147%)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사업정지가 끝나는 이번 주 전통적인 5:3:2 구조가 깨질 정도로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와 팬택의 휴대폰 출고가 인하 협상이 깨지며 일부 모델 판매중지까지 발생하는 등 혼란한 상황도 이어졌다.
사업자 간 신경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3사 동시영업 재개를 앞두고 각 이통사 전용모델을 두고 힘겨루기가 펼쳐졌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일부 이통사가 휴대폰 제조사에 경쟁사 전용 모델 출고가를 높일 것을 요구하는 등 압박이 상당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MS본부장은 “사업정지 기간 중 KT가 경쟁사보다 좀 더 준비기간이 많았다는 점에서 유리했을 것”이라며 “영업접점을 늘리고 판매 스킬을 향상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1위 사업자로서 상품·서비스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영업정지 기간 동안 기다려준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와 혜택을 통해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5일 이동통신 3사 영업 재개 이후 가입자수 회복을 위한 보조금 전쟁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이통 3사 마케팅부문 부사장들을 긴급 소집, 통신시장 안정화를 위해 이통 3사가 공동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표] 이통3사 간 번호이동 기준 단독영업 성과
(출처: 이통 3사, *KT는 5/15(목)까지 실적)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