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설연구소가 신고제 도입 33년 만에 3만개를 돌파했다. 정부는 앞으로 기업 연구개발(R&D)의 질적 성장을 유도해 국가 R&D의 중추로 육성할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박용현)는 19일 현재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기업부설연구소 수가 3만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 1981년 7월 과학기술처가 ‘기업부설연구소 설립 신고제도’를 도입하고, 그 해 53개 연구소를 인정한 후 33년 만이다. 국내 기업부설연구소 수는 1991년 1000개, 2004년 1만개, 2010년 2만개, 2014년 5월 현재 3만개 등으로 빠르게 증가해 왔다.
기업부설연구소 3만개 시대는 기업에서 기술개발이 보편화되고, 국가과학기술혁신에서 기업 R&D 위상이 크게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지난 2012년 기준 전국 5인 이상 제조업체 수는 13만여개로, 이 중 약 23%가 일정 연구인력과 연구시설을 갖춘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기업의 기술개발 활동이 확대됐다. 우리나라 전체 R&D 지출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도 도입 당시인 1981년 56% 수준에서 2012년에는 75%로 높아졌다. 기업 연구소 연구 인력도 2012년 기준 27만5000명으로 국가 전체연구원 수의 68.7%를 차지한다.
기업부설연구소 3만개 돌파에는 정부지원 확대가 한몫했다. 기업부설연구소는 R&D 조세감면, 연구개발자금 등을 지원받는데, 지난해 기업이 받은 R&D 조세감면은 3조1976억원, 정부 R&D사업을 통한 자금지원 규모는 3조4193억원에 이른다.
기업부설연구소가 1만개에서 3만개로 늘어난 내용을 보면 중소기업 및 지식기반서비스 분야 연구소와 수도권 지역 연구소 증가가 두드러졌다.
중소기업 부설연구소 수는 2만8353개(94.5%)로 1만개 시점의 9121개(91.2%)에 비해 1만9232개가 증가했다. 지식기반서비스 분야 연구소 수는 6292개(21.0%)로 1만개 시점의 913개(9.1%)에 비해 5379개 늘어났다.
수도권 지역 기업부설연구소는 1만9554개(65.2%)로 1만개 시점의 7173개(71.7%)에 비해 1만2381개나 급증했다.
정부는 지난 30여년간 기업 R&D가 양적 성장을 이룬 만큼 앞으로는 기업 R&D의 질적 성장을 유도할 계획이다.
미래부는 중소기업 기업부설연구소를 대상으로 연구역량을 평가해 우수 기업부설연구소로 인증하고, 차별적인 지원혜택을 부여하는 ‘우수 기업부설연구소 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지난달 15일 본격 운영에 들어간 ‘민간 R&D 정책 소통센터’를 통해 산업계 R&D 현장의견을 상시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 기업부설연구소 설립 추이 / 자료 : 미래창조과학부>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