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을 위한 최초의 컴퓨터언어 `베이직` 탄생 50주년 맞아

컴퓨터 대중화의 초석이 된 베이직 언어가 ‘50살 지천명(知天命)’ 생일상을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일반인을 위한 최초의 컴퓨터 언어 ‘베이직’이 탄생 50주년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일반인을 위한 최초의 컴퓨터언어 `베이직` 탄생 50주년 맞아

베이직은 엔지니어, 수학자가 아닌 일반인을 위해 만들어진 최초의 프로그래밍 언어다. 1964년 5월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의 존 케메니 교수가 개발했다. 케메니 교수는 아인슈타인의 조수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베이직 언어는 배우기 쉽고 다양한 단말기의 요청을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베이직이 퍼지면서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접근성이 좋은 컴퓨팅 환경이 캠퍼스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당시 컴퓨터는 초기 언어인 ‘어셈블리코드’, ‘포트란’에 익숙한 소수의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케메니 교수와 그의 동료 토마스 커츠 교수는 컴퓨터가 교육과 연구를 크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으나 이를 위해서는 접근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1969년 다큐멘터리 영화 ‘컴퓨터 교육하기’에서 케메니 교수는 “20년 후에는 컴퓨터의 등장이 모든 기업과 개인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 영향이 이로울지 부분적으로 해가 될지는 정책 입안자들이 컴퓨터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인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베이직은 컴퓨팅의 세계가 폭발적인 창의성을 향해 활짝 열리는데 일조했다”며 “사용자들은 게임을 만들었고 과학, 사회과학, 인문학에서 컴퓨터를 사용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베이직 언어를 기반으로 학생들이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 지은 다트머스대 키위트 컴퓨터 센터는 학생들의 데이트 장소로 큰 인기를 끌었다.

베이직은 당시 신생 컴퓨터 기업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을 이루고 있었다. 익명의 개발자가 만든 소프트웨어인 ‘베이직 컴파일러’는 애플컴퓨터에서 출시된 최초의 컴퓨터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러나 커츠 교수와 케메니 교수는 베이직으로 돈을 벌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케메니 교수는 베이직을 비롯해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결과물은 연방 시민의 재산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그는 컴퓨터 사용능력은 누구나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컴퓨팅 교육이 세계 협력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