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매장을 가진 패밀리레스토랑 프랜차이즈 A사는 요즘 급등하는 재료값 때문에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작년에는 원가 부담을 줄이려고 용량을 몰래 줄였다가 소비자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매출은 크게 줄었고 기업 이미지마저 추락해 지금은 여러 모로 조심스럽다. 하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데 언제까지 손해만 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가격 인상으로 해소하면 소비자가 외면할 게 불 보듯 뻔하다. 소비자의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방법은 없을까?
회사의 수익성이 나빠지면 가장 쉽게 생각나는 방법은 원가 절감이다. 하지만 이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단기간에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 그래서 단기간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출혈경쟁을 하면서 매출은 느는데 이익률은 떨어지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회사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려면 가격 인상이 가장 효과적이다. 미국 표준산업분류체계(SIC)에 의한 조사 결과를 보면 ‘판매량 증대’ ‘원가 절감’ ‘가격 인상’ 항목을 각각 1%씩 변동했을 때, 수익성 향상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소는 바로 가격 인상이었다.
그런데 이도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가격을 높이면 소비자의 가격저항을 일으키고 판매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지혜롭게 가격을 올리는 놀라운 방법, 이에 대한 해답이 바로 ‘스마트 프라이싱(Smart Pricing)’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가격은 제품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것으로, 소비자는 ‘제품에 대해 느끼는 가치만큼 돈을 지불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변화 없이 가격만 인상한다면 당연히 소비자의 저항이 거세진다. 하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제품의 가치를 키워 심리적인 이익을 주면, 소비자는 가격 상승을 수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가 느끼는 제품가치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먼저 장소를 활용한다. 프랑스 파리의 한 카페는 실내 좌석보다 바깥 테라스 좌석을 이용할 때 20% 더 높은 가격을 내도록 했다. 이는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는 소비자의 욕구에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으로, 고객들은 더 높은 가격임에도 이를 지불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문제 상황의 A사라면 스카이라운지가 있는 지점의 음식 가격을 일반 지점보다 높게 책정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시간 변화에 따른 가치창출도 가능하다. 한 극장은 주말 심야영화를 즐기는 연인을 겨냥해 원두커피를 함께 제공하면서 더 높은 영화비를 지불하도록 했는데,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A사도 특별한 날이나 특별한 시간을 정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올라간 가격에 대한 가격저항을 줄여 볼 수 있다.
그런데 제품가치를 높일 만한 방법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는 최후의 탈출구로서 제품의 비본질적 요소를 찾아 제거하고 차라리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좋다. 비본질적인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생긴 가치 감소분보다 가격 인하로 인한 금전적 이익이 더 크다면 소비자는 거부감 없이 수용할 것이다.
실제로 원 가격이 7000원이었던 자전거 도난 방지용 체인이 있었는데, 체인 길이를 줄이고 번호 키 자판도 줄여 가격을 4500원으로 인하했더니 개당 이익이 1500원으로 늘어났다. 7000원에 팔 때는 원가가 6000원이어서 개당 이익이 1000원밖에 안 남았지만, 비본질적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원가를 3000원이나 줄였더니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소비자 반응도 좋아 판매량도 늘었고 자연히 매출도 늘어났다.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가격조절안을 고민 중이라면 소비자도 만족하고 회사의 수익률도 극대화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인 ‘스마트 프라이싱’을 활용해 보자. 장소, 시간 등 업종에 맞는 가치 창출을 통한 가격 인상, 혹은 비본질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가격 인하를 통해 소비자가 느끼는 제품가치를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공동기획: 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
소비자의 저항 없이 가격 인상하는 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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