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LPG 영업 강화, SK가스 긴장

SK에너지가 지난해부터 액화석유가스(LPG) 영업 강화에 나서 SK가스가 긴장하고 있다. SK가스 입장에서 대형 고객인 SK에너지에 대한 LPG 판매 수요 급락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PX) 공장과 SK종합화학 PX공장이 올 하반기 가동되면서 부산물인 LPG 생산량이 20~3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중 LPG를 유통하는 SK에너지의 지난해 LPG판매량 80만톤에 비춰보면 적어도 10만톤 이상 생산 물량이 늘 것으로 보인다.

SK에너지는 지난해부터 계열사에서 생산이 늘어날 LPG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내부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 동안 SK그룹 내 LPG 전문회사 SK가스가 있기 때문에 LPG 마케팅에 소극적이었던 입장에 변화를 준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LPG 수입사과 정유사 모두 내수 판매량이 10~20% 줄어든 상황에서 SK에너지만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석유화학 공장 증설에 따라 LPG 생산량 확대가 예견되고, 늘어난 물량을 유통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LPG 영업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LPG 생산량이 늘어 이를 판매하기 위한 움직이는 것뿐이지만, SK에너지에 LPG를 판매해 오던 SK가스 입장은 난감해졌다. SK에너지가 기존 자체 생산량보다 부족한 LPG를 SK가스로부터 매입하던 수요가 줄어들게 됐다.

SK가스는 지난해 266만1000톤을 판매해 2012년 290만4000톤보다 24만톤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여기에 SK에너지가 매입하던 물량만큼 추가 감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올 1분기 국내 LPG소비량은 180만3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0만4000톤 대비 10% 줄었다. 지난해에 이어 LPG업계 전반적으로 수송용 LPG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SK가스는 내부 고객 이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SK가스 관계자는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보다 셰일가스 도입에 맞춘 석유화학 사업, 해외 LPG터미널 유통사업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수요 감소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