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4월 칼럼니스트 당선작]당신의 개인정보는 얼마입니까?

전자신문이 더콘테스트와 공동으로 주최하고 코스콤 후원으로 진행하는 ‘내가 바로 전자신문 칼럼니스트’ 4월 당선작은 정수정(서울과학기술대)씨의 ‘당신의 개인정보는 얼마입니까?’입니다. ‘14개 보험사 고객 정보 유출…금융권 연이은 구멍’이란 전자신문 기사로 개인정보 유출과 소비자 지향 마케팅의 중요성을 함께 진단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진행 중인 5월 공모전에 대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정수정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학과(25세)
정수정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학과(25세)

정수정(필명 crissue·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학과)

정보가 돈이 되는 세상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정보가 유출되고 암암리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들어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하루 걸러 어디 회사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2008년 옥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시작으로, 최근 3개월만 살펴봐도 수없이 많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될 때마다 기업들이 사과를 하고 사건경위를 밝히려 애썼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는 기업이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기업들은 개인정보를 버리지 못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원인 중 하나로 ‘빅데이터(big data)’를 언급하고 있다. 빅데이터란 소비자들의 자료를 분석해 데이터화하고 이를 공공서비스나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것이다. 대중적 마케팅만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게 되자 좀 더 세분화되고 치밀하게 소비자의 심리를 읽어 만족할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좀 더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서 좋고, 기업은 이익을 올릴 수 있으니까 좋다. 그렇지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업이 수집하는 데이터에는 개인정보가 포함되고, 그것이 다른 누군가의 먹잇감이 된다는 것이 문제다.

이 시점에서 마케팅의 중요 요소 중 하나인 ‘소비자 지향(consumer-citizen oriented)’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는 마케팅 시에는 소비자를 중요시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및 효과적 제공이 소비자의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소비자 지향과 빅데이터화를 연결시켜보면, 주어진 자료를 가지고 소비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는 이 둘이 상통한다.

그러나 빅데이터화를 하기 위해 수집한 정보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이 빈번하다면 과연 이를 소비자 지향 마케팅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한 과정에서 빈번한 충돌, 즉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올바른 값이라고 할 수 없다.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개인정보가 유출돼 피해를 보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이는 결코 소비자 지향 마케팅이라 할 수 없다.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개인정보의 값어치를 새삼 생각한다. 기업에서 제공받는 서비스에는 암묵적으로 소비자 정보의 값어치가 포함되는 것 같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단순히 기업의 피해 사건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는 기업윤리가 중시되는 사회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기업은 다시금 진정한 소비자 마인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