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스마트금융’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꺼내들었다. 모든 금융 패러다임이 스마트폰 기기 등으로 옮겨가면서 하나금융지주도 계열사 간 결합사업을 찾고 모바일 기반의 스마트금융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천명했다. 그 중심에는 하나SK카드가 있었다.
국내 모바일 고객을 가장 많이 보유한 하나SK카드는 뒤에 든든한 우군이 있다. 바로 SK텔레콤이다. OK캐시백을 통한 강력한 포인트 프로그램은 통신-금융 간 융합사업을 이끈 촉매제였다.
외환은행 카드사업부 통합 문제가 불거지면서 하나금융과 SK텔레콤 간 동맹관계에 이상기류가 흐른다. 이미 작년 말부터 SK텔레콤의 지분철회 계획이 시장에 흘러나왔고, 하나SK카드 정체성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의 동맹관계는 김승유 전 회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은 김 전 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백기사를 자처한 인연 등으로 20년이 넘도록 유기적 관계를 이어왔다. 하나카드 분사에 SK가 투자자로 선뜻 나선 것도 두 회장 간 신뢰와 믿음 덕분이다.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갈라서면 국내 통신-금융 간 첫 융합 모델이 와해되는 1호가 된다. 하나SK카드 내부에서는 SK텔레콤과 하나금융, 외환은행 3자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간절한 애절함이 묻어나온다.
수년간 적자를 보면서까지 스마트금융에 올인했던 하나SK카드 직원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SK텔레콤에서 하나SK카드로 옮겨온 직원만 어림잡아 30명이나 된다. 지난 시간동안 새로운 도전을 했던 이들의 성과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고경영진 간 대화합이 필요한 시기다. 수년간 이끌어온 스마트금융의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 양사 협력관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빨리 가는 것보다 멀리 가는 게 중요하다. 하나금융과 SK그룹의 오랜 동맹이 국내 금융과 통신사업에 날개를 다는 시발점이 되기 바란다.
경제금융부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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