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범용만 산다

그동안 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범용 제품이 득세하는 추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나 초고화질(UHD) TV 등은 과거 최고 스펙으로 구성됐으나 최근에는 범용 제품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UHD TV 시장이 대표적이다. 풀HD TV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데다 대형 크기여서 프리미엄 시장의 대표 주자였다. 지난해 대만 업체들이 범용 UHD TV 마케팅에 나서면서 여전히 보급형 제품이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프리미엄만을 고집하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역시 범용 제품을 올해부터 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에도 UHD 패널 시장의 50% 이상은 이노룩스와 AUO 등 대만 업체들이 장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도의 신뢰성을 요구하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도 저가 제품이 장악한 상태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는 크게 대시보드용 CID(Center information display)와 계기판 등을 보여주는 클러스터 디스플레이,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모니터 등으로 분류된다.

지난해부터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택시 뒷좌석용 모니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 전체 규모가 커졌다. CID와 클러스터 디스플레이는 운전과 직결되는 만큼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지만 엔터테인먼트용 모니터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신뢰성이나 화질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가격이 저렴한 범용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일본 JDI가 1위를 고수해 왔으나, 뒷좌석 모니터용 공급을 주도한 이노룩스가 최근 JDI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결과까지 빚어졌다.

스마트폰용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도 이미 범용 제품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가 최고 사양으로 꼽혔으나, 이제는 중국 샤오미 스마트폰을 비롯해 저가 스마트폰에 채택되면서 그 중에서도 가격이 저렴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로 인해 5인치 풀HD LCD 평균 가격은 지난해 2분기 45달러가 넘었지만 올해 들어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졌다”며 “겉은 프리미엄이지만 성능을 떨어뜨린 저가 제품들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