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온, 태풍 등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공기청정기, 정수기, 발전기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제품을 비롯 ‘웨더프루프’ 시장규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웨더프루프란 태양광이나 비, 바람, 습기, 공기 등 날씨와 자연환경의 작용에 견딜 수 있는 성능을 말한다.
이 달초 미국 글로벌 변화 연구 프로그램이 발표한 제3차 국가기후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기후 변화가 미국 전역에 홍수, 가뭄, 태풍, 이상고온 등 기상이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일상생활을 비롯 미국 주요 산업에도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공기청정기, 정수기, 발전기, 웨더프루프 등 이상기후 대응을 위한 전자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우선 기온 상승으로 꽃가루 등이 날리는 계절 알레르기 시즌이 길어지면서 공기청정기 수요가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미국의 알레르기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2013년 미국 공기청정기 판매액은 약 7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이 업체는 오는 2018년까지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15%가량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수입도 늘었다. 특히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공기청정기는 약 2215만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47.14% 확대됐다.
잦은 홍수로 수돗물 수질에 불신이 커지면서 정수기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 공기 및 정수필터 제조사 일렉트로는 올해까지 정수기 시장이 2011년부터 약 5.2% 성장해 올해 17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정수기 및 필터 수입은 2008년 대비 56% 뛰었다. 우리나라 정수기와 필터 미국 수출규모 역시 2008년 대비 약 75% 증가하며 작년 3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기후변화가 일상화되면서 ‘웨더프루프’ 제품도 주목받는다. 예를 들어 주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단열재 등의 건설자재 수요가 늘고 태풍, 홍수 등에 따른 침수피해를 막을 수 있는 전자제품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방수 및 방진 스마트폰 공급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외에 노후한 인프라로 폭우, 폭설 시 정전사고가 잦아지자 가정용 발전기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미국 소형발전기 제조사 제네락의 에론 제그펠드 대표는 올해 매출이 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비상용 발전기를 보유한 미국 가정의 비중은 2.5%에 그쳤지만 발전기 시장은 매년 17%씩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