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월 어느날 새벽,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는 광주광역시 북구 한 놀이터에 술에 취한 여성이 쓰러져 있다. 주변을 지나가던 청년들이 이 여성의 신체부위를 만지고 사진을 촬영하는 등 성추행하는 순간 경찰이 나타나서 그들을 현행범으로 검거했다. 신고한 사람은 없었지만 바로 앞 폐쇄회로카메라(CCTV)는 사건을 지켜보고 있었다.
광주CCTV통합관제센터의 관제실에는 2966대 CCTV가 찍은 화면이 시시각각 책상 위 빼곡하게 놓인 모니터에 나타난다. 특이한 점이 발견되면 관제요원이 줌을 당겨 자세하게 확인한다. 화면에서는 사람 얼굴, 자동차 번호판을 거의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다.
김진서 통합관제센터 담당 계장은 “1년 동안 89건을 모니터링을 통해 범죄 현장에 출동했고, CCTV 화면을 통해 범인을 잡은데 기여한 건수를 합해 총 288건의 사건사고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5대 사건은 CCTV 설치 후 지난 2012년에 비해 6.5% 감소했다.
센터는 LG유플러스와 광주시가 각각 약 200억원·40억원을 투자해 구축했다. 스토리지 등 구축비용 일부를 광주시가 대고, CCTV 설치 및 교체, 폐쇄망 회선 투자를 LG유플러스가 맡았다. 월 회선사용료는 1억7000억원이다. 200만화소 화질의 카메라를 광역시 전체에 설치하고 경찰이 센터에 상주하면서 즉각 공조가 이뤄지는 곳은 광주시가 유일하다.
광주시는 총 3000테라바이트(TB) 용량의 서버를 두고 30일 동안 영상을 저장한다. 상황실에는 경찰과 관제요원 93명이 365일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다양한 범죄 예방뿐만 아니라 교통사고에 의한 응급환자 구호, 주취자·노숙자 관리, 재난재해 예방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 1년간 681건의 사건사고를 예방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광주시 서비스 성과가 좋아 타 지자체와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