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암, 하동주, 구사무엘….
이들의 공통점은 국내외서 실력을 인정받는 해커들이라는 것이다.
공통점이 또 있다. 순천향대가 매년 중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정보보호 페스티벌’ 출신이라는 점이다. 지난 2003년 처음 열린 이 행사는 10여년간 국내외 유명 화이트 해커들을 배출하며 보안 전문가를 꿈꾸는 중고생이 거쳐야 할 필수 관문으로 자리 잡았다.
26일 이 대회를 창안한 염흥열 순천향대 교수는 “장관상을 수여한 국내 첫 청소년 대상 해킹 대회”라며 “정보보호에 재능 있는 청소년 인재를 조기 발굴하고 청소년에게 정보보호 인식을 높여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염 교수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매년 빠지지 않고 행사를 개최했다”며 “올해가 12회째로 올해도 7월 초 예선 접수를 시작으로 두 달간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대회 하이라이트인 본선 경연은 8월 중순 열린다. 예선은 대회 참가자들이 36시간 동안 원격으로 대회 운영 서버에서 제공하는 문제를 푸는 것으로 실력을 겨룬다. 본선은 순천향대에서 8시간 동안 진행된다.
올해 주제는 ‘안전한 웹 보안 환경 구축’이다. 웹을 통한 악성코드 유포와 공격이 급증하는 추세를 반영했다.
염 교수는 “지금까지 시스템 보안, 웹 보안, 코드 리버싱, 암호, 모바일 보안, 디지털 포렌식 같은 분야에서 문제가 출제됐다”며 “정보보호는 컴퓨터와 네트워크 기술 외에 경영과 법, 제도 등 다양한 융·복합 학문이 요구되는 종합예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최우수상을 받은 선린인터넷 고등학교 임정원 군도 다른 여러 해킹방어 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입상했다.
염 교수는 “그동안 300여명의 정보보호 전문 인력을 배출했다”며 “이 대회가 정보보호에 재능 있는 청소년 인재를 조기 발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대회를 주관하는 순천향대는 지난 2001년 국내 처음으로 학부과정에 정보보호학과를 개설해 주목받았다. 석박사 과정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미래부 지원으로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고용계약형 융합서비스보안학과 석사 과정도 신설했다.
염 교수는 “정보보호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내포한 분야”라며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니 많은 청소년이 참여하고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를 거쳐 1990년부터 순천향대 교수로 있는 그는 2009년부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통신 분야 보안그룹(SG17) 부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보안 전문가다. 한영 사이버보안 협력 네트워크 한국 리더이며 최근 설립된 정보보호포럼 의장도 맡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