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저축은행 `고금리` 구조 개선…"연간 최대 1200억 이자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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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일률적 ‘고금리’ 영업행태와 허술한 신용평가 체계에 칼을 댔다. 저축은행 개인신용대출 이자가 최대 1200억원까지 줄어드는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했다.

26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대출금리 비교공시 정확도를 높이기로 했다. 대출 고객에게 신용도에 적합한 대출금리 상품을 제공해 금리 부담을 낮추는 ‘신용평가시스템(CSS)’도 개선한다. 저축은행의 부실성에 대한 예측력은 높인다.

모범규준 확정과 CSS 개선은 오는 8월까지, 비교공시 개정은 내달 초까지 완료한다. 9월부터 모범규준에 따른 대출금리 산정과 개선된 표준 CSS를 반영한 신용평가가 가능하게 된다.

김진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획일적 고금리를 개선하고 10∼20% 초반의 중금리대 개인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해 저축은행중앙회 등과 개선안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금감원·예금보험공사·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9월 ‘저축은행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정책방향’을 발표한 이후 11월 10개 저축은행·저축은행중앙회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해왔다.

저축은행의 고금리 구조는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0.4%에 이른다. 지난해 6월말 기준 대부업 대출 평균 금리도 34.7%다.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은 25% 이상 고금리 비중은 79.1%에 달했다. 사실상 ‘일률적 고금리’라고 정부는 보고 있다. 주 고객층이 저신용자로 7∼10등급 비중이 69%다.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원가 경쟁력이나 차주 신용도에 따라 결정되지 않을 뿐더러 저축은행별·차주의 신용등급별 금리 차등화가 미흡했다는 점이 문제였다. 체계적이지 못한 대출금리 결정체계를 가졌지만 개선 노력조차 미흡했다.

모범규준은 대출금리 산정방식 기준과 내부 통제 절차를 수립하고 차주 권익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대출금리 산정은 기본원가(신용·업무·조달·자본원가)에 목표이익률과 조정금리를 반영해 이뤄지게 조정한다. 저축은행이 대출금리 관련 주요 사항을 결정할 때 합리성·타당성을 심사하는 내부 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게 했다. 차주 권익강화를 위해 취업·승진 등 소득상승 사유 발생 시 증빙서류를 내면 금리인하요구를 할 수 있게 했다.

대출금리 비교공시 정확성은 저축은행 준법감시인이 표준화된 ‘공시자료 점검표’를 작성하고 활용해 비교공시 내용을 확인토록 하는 식으로 강화한다. 표준 CSS는 부실 예측력을 높이고 특정 직장인그룹 상품 등 여러 상품 개발이 가능토록 개선한다. 자체 CSS를 쓰는 기업은 개선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38개 저축은행이 표준 CSS를 사용하며 27개사가 자체 CSS를 사용한다.

CSS 보급도 확산한다. 지난해 3월말 기준 88개 저축은행 중 개인신용대출 취급 실적이 미미(연간 20건 미만)한 11개 저축은행을 제외한 77개 저축은행이 CSS를 활용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조치로 금리가 개인신용대출 평균금리가 0.6∼2.4%P 가량 인하될 것으로 기대한다. 25% 이상 고금리 대출고객의 5∼29%가 10∼20% 초반의 금리를 적용받고 개인신용대출 고객의 이자부담 경감효과는 연간 최소 300억원에서 최대 1200억원(5.3조원×0.6~2.4%)까지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김 부원장보는 “신규 고객이 늘고 저축은행 업계 대출 부실율은 하락해 약 1000억원의 저축은행 업계 수익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근거 없는 금리가 제거되고 저축은행 건전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개인신용대출 금리구간별 비중 (단위: 억원·%) / 자료:금감원, 개인신용대출 상위 20개사의 지난해 말 대출 잔액 기준>


개인신용대출 금리구간별 비중 (단위: 억원·%) / 자료:금감원, 개인신용대출 상위 20개사의 지난해 말 대출 잔액 기준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