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1020원선을 위협하는 가운데,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국내 자동차 산업(완성차 5사 기준) 매출이 4200억원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원·달러 환율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됐다. 보고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을 판매단가 인상 등을 통해 상쇄하기 쉽지 않아 수출 금액 및 매출액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 매출액은 약 42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1월 평균 1064.75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8일 1021.5원까지 급락하며 40원 이상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약 1조6000억원의 자동차 매출이 환율 때문에 사라지는 셈이다.
지난해 완성차 수출(309만대)은 전년보다 2.7% 줄었지만, 수출액은 486억5000만달러로 3.1% 증가했다. 이는 평균수출가격이 5.7% 오르는 등 해외 시장에서 완성차 메이커들이 제값받기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또 자동차 부품도 해외 공급 확대 등으로 수출액이 5.7% 늘며 사상 최초로 무역수지 흑자 200억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환율 악화로 완성차는 물론 부품산업까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매출 감소 및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신차 및 미래 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지고 마케팅 비용 등이 감소하면서 자동차 판매도 하락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실제 국내 수출 기업들은 채산성 악화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초 무역보험공사가 조사한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대기업 1050원, 중소기업 1057원이다. 하지만 1020원대까지 하락한 최근 환율의 영향으로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편 연구소는 내년 원·달러 환율이 900원 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기업은 원화 강세 장기화에 대비해 원가 절감 및 내부 효율성 강화가 시급하고, 정부도 국내 경제 및 산업 전반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환율 안정성 제고에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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