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음카카오, 인터넷 혁신 경쟁 주도해야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합병한다. 상장사인 다음이 카카오를 합치는 방식이나 경영권을 놓고 보면 카카오 중심이다. 포털 2위와 모바일 강자의 결합은 어떤 형태로든 유무선 인터넷 시장 판도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다음카카오가 과연 네이버에 필적할 것인지 관심사다. 다음은 네이버에 밀려 만년 이등이다.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시장을 선점했지만 해외 시장에서 네이버에 기선을 빼앗겼다. 두 회사가 합쳐도 절대 강자 네이버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다음카카오는 이러한 관측을 비웃듯 최소한 네이버를 위협할 정도로 약진해야 한다. 이는 합병사 미래를 밝게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한때 인터넷 혁신을 주도했다. 외국 유명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기업도 우리나라 혁신 사례를 벤치마킹해 성공했을 정도다. 어느 순간 혁신이 멈췄다. 되레 외국 비즈니스모델이나 베껴 국내에 도입하는 일이 일반화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네이버 독주가 지속되면서 누구도 판을 뒤엎을 꿈조차 꾸지 않는 것이 크다. 그마나 카카오는 최근 몇 년 새 거의 유일하게 판을 바꾼 기업이다. 다음카카오를 주목하는 이유다.

인터넷 시장이 유선에서 모바일과 SNS로 옮겨갔다. 다음카카오는 이 변화에 맞춰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모바일·SNS 플랫폼에 다음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과 네트워크, 콘텐츠를 결합해 시너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만 잘해도 국내에서 네이버, 구글과 어느 정도 정립하는 수준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다음카카오가 그 너머까지 바라본다면 발상 자체를 달리 가져가야 할 것이다.

개인, 기업 할 것 없이 인터넷 혁신가들을 북돋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혁신가들이 네이버, 구글이 아닌 다음카카오를 찾도록 기술과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통신, 미디어, 모바일기기 제조사에 걸쳐 우군을 적극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경쟁사 행태를 답습한다면 승자 독식 세계에서 만년 2위를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