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소의 로타바이러스가 재조합된 변종 사람 로타바이러스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로타바이러스 종간 전파에 따른 감염 위험을 설명할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원용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팀과 임인석 중앙대병원 소아과 교수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새로운 유전체를 갖는 사람 로타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로타바이러스는 주로 5세 이하 영유아에게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다.
연구팀은 위장관염 환아 대변시료에서 기존에 없던 ‘G3P[9]’ 유전자형을 갖는 희귀 로타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세포배양법을 이용해 분리했다. 분석결과 고양이와 소의 로타바이러스가 재조합된 변종으로 나타났다. 변종 로타바이러스의 11개 RNA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는 신규 유전체형으로 6개는 고양이 로타바이러스, 5개는 소 로타바이러스 유전체가 재조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발견은 로타바이러스가 고양이, 소 그리고 인간 사이에서 종간 전파 연구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환자는 설사증 발생 전까지 고양이 또는 소와의 접촉이 전혀 없었다.
연구팀은 향후 이 바이러스를 이용한 로타바이러스 백신개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원용 교수는 “1996년과 2002년 각각 이탈리아와 미국에서 고양이와 소 로타바이러스 유전체 일부만을 포함하는 사람 로타바이러스가 발견된 적이 있지만 이번 바이러스는 11개 전체 RNA 유전체가 동물에서 유래했다”며 “사람 로타바이러스의 고양이, 소 그리고 사람 사이의 종간 전파에 대한 증거를 제공할 수도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다국적 제약회사인 EU의 GSK와 미국 MSD사가 양분한 로타바이러스 백신 시장에서 한국의 연구결과와 기술력으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과 BK21플러스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간하는 ‘PLoS ONE’ 온라인판 지난 12일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