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자율주행 자동차는 위기이자 기회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405/561089_20140527151839_678_0001.jpg)
자동차산업이 커다란 변곡점에 서 있다. 100여년간 자동차 기술 개발이 끊임없이 진행돼 왔지만, 향후 10~20년의 기술 혁신이 그동안의 기술 변화보다 더 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먼저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기술이 전기차, 연료전지자동차 등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또 자동차에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의 센서를 적용해 주차를 도와주고, 자동차가 차로를 이탈하면 경고해주며, 갑자기 사람이 끼어들면 차가 스스로 긴급 정지하는 기술이 개발돼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 변화의 중심에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자동차 스스로 주변상황을 인식하고, 위험 상황을 판단해 주행경로를 계획하고 운전자의 주행 조작을 최소화하며 스스로 안전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의미한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 배경은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사회적 요구에서 기인한다. WHO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연간 130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교통사고 원인의 90% 이상이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과실이라고 한다. 따라서 운전자 과실을 최소화한다면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교통사고 저감을 위한 기술개발에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1990년대 초반부터 많은 예산을 투입해 지원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차로이탈 경보장치(LDWS), 자동차간 거리유지장치(ACC) 등의 핵심 기술은 이미 상용화됐다. 또 아우디, 벤츠, 도요타, 닛산 등 선진 자동차 회사는 2020년께 자율주행 자동차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을 선도해 온 구글은 자율주행 자동차라는 제품 개발보다는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선점에 중점을 두고 스마트 모빌리티를 제공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 자동차에 기반을 둔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특허 출원하는 등 선행연구와 제품 개발 단계를 지나 신산업 창출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다양한 센서를 통해 주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또 센서로 확인이 어려운 부분은 차량과 차량, 차량과 도로와의 통신 및 정보 교환을 통해 위험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아울러 운전자와 자동차의 교감으로 자율주행 신뢰성을 확보하고 위험 상황에 운전자가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과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제어 오류 대응 기술 등도 필수다.
우리나라의 완성차 업체는 선진 부품을 활용해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핵심 부품은 국내가 아닌 해외 부품을 적용함으로써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있어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커질 수 있다. 특히 해외 의존도가 심화됨에 따라 기술이 종속되고, 가격 경쟁력이 하락해 장기적으로는 국내 생산기반을 상실할 가능성도 크다.
이 같은 자동차 산업 격변기를 국내 부품기업이 독자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자동차 기술과 전기·전자 및 정보통신 기술이 잘 접목될 수 있도록 핵심 부품 개발을 위한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이 매우 절실한 배경이다. 정부 지원이 없다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시장인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서 우리 설 자리는 없어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전기·전자 및 정보통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 5위의 자동차 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장점도 있다. 우리의 수준 높은 IT 및 SW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기반의 차량 내 콘텐츠 및 빅데이터 서비스 시장을 개척한다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정부, 기업, 학교, 연구소 등을 망라해 우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한다면 자율주행 자동차는 우리나라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 후발주자에서 첨단 자동차 선진국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문종덕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스마트카PD jdmoon@kei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