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포럼]기고-우주강국 위한 기본적인 토양을 조성하자

이기태 창조경제포럼의장

[창조경제포럼]기고-우주강국 위한 기본적인 토양을 조성하자

환경오염, 한정된 자원, 기상이변 등 지구의 생명이 소멸해 갈수록 인류는 또 다른 세계인 우주를 향해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우주 선진국에 비해 우주산업 개발 참여가 늦었지만 짧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 우주산업은 양적, 질적으로 많이 성장했다.

우주기술은 인공위성, 발사체, 달 탐사 등에 이용되는 혁신적인 기술에 바탕을 둔 현대 산업기술의 총체적 집약체다. 높은 경제적 효과와 기술 파급력, 국가 브랜드 향상, 대규모 고용창출 효과를 고려할 때 국가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해야 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산업이다.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는 온도조절용 섬유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우주복에서 아이디어가 응용돼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고체 로켓 점화기술은 자동차 에어백 기술이 됐다. 우리 일상생활에 널리 쓰이는 GPS와 같은 우주기술은 항공기·선박·자동차의 자동항법 및 교통관제, 유조선 충돌방지, 대형 토목공사의 정밀 측량, 지도제작 등 광범위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첨단 우주기술 확보는 단기간에 이뤄내기 어렵다. 일정 수준 노하우를 쌓기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따르는 등 우주기술 개발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기존 우주강국과 전략적 우주기술 협력관계를 맺지 않으면 신흥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독자적 우주기술 개발능력 확보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우주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자 세계 각 나라가 독자적으로 우주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우주기술이 창출하는 다양한 경제적 효과와 산물이 자국의 신성장동력이 되고 국제사회에서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주산업은 국가경제에 미치는 기술적 파급효과가 크고 신산업 창출 잠재력이 매우 큰 분야지만 그간 우리나라 우주산업 산업화 성과는 미흡했다. 우주기술 산업화 전담인력과 전문성이 부족하고 우주기술 실용화 지원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의 현주소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점을 극복하면서 산업발전 효율성을 제고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우주산업 발전방향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우주산업 통합운영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국가 차원 연구개발체계를 일원화함으로써 고급인력 확보, 투자 분산, 중복 방지, 기술개발 탄력성 확보 등을 위한 범부처 성격의 가칭 ‘우주청’을 신설해야 한다. 우주기초연구, 우주전문 인력양성, 우주 융·복합 기술 개발 및 사업화 촉진 등 혁신적 우주기술의 지속적인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통합관리 및 운영체계를 확립하고 우주산업 전반의 정책 수립과 집행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주산업 전문 연구인력 확보에도 주력해야 한다. 특히 경험이 풍부한 전문 연구인력 확보와 양성이 시급하다. 우주공학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물리학, 천문학, 수학,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확보해 창의적인 통섭형 인재로 재양성하는 한편 고급인력 확보를 위해 미국 등 선진 연구소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을 적극 유치해 우주산업 기술획득 속도를 높여야 한다.

우주산업 저변을 확대할 다양한 지원책도 수립해야 한다. 정부는 우주기술의 막대한 개발비용 분산과 위험분담을 위해 국가 간 협력과 기술제휴를 확대해야 하며 국가 간 협력 사업의 자금지원을 강화하는 ‘우주산업 발전기금’ 조성도 시급하다. 우주산업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정부주도 사업이나 기술개발 효율화를 위해 민간기업이나 대학연구기관 등에 투자와 세제지원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사업역량을 갖춘 민간기업의 지속적인 발굴로 우주산업 발전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주산업의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우주산업은 다른 첨단과학기술 분야보다 시각적 상징성이 뛰어난 분야로 엄청난 국가 예산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국민의 주목을 쉽게 끌 수 있고 사업 성패가 비교적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긍정적 여론 형성에 힘써야 한다. NASA가 총예산의 일정 부분을 대국민 홍보활동 비용으로 사용하도록 강제규정을 둔 사례를 거울 삼아 범정부 차원 홍보역량 강화와 예산 마련이 필수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우주는 개척되지 않은 부의 신세계로 정부에서 1달러를 투자하면 국가 GDP는 9달러가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이는 우주산업 개발에서 얻는 이익이 타 분야 투자와 비교해 탁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우주산업은 고부가가치 수익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가 미래를 위해 과감히 투자해야 하는 산업 분야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실행력이 지속적으로 발휘돼야 한다. 또 현재의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기본적인 토양을 다진다는 각오로 우주산업의 핵심적인 기술 개발 및 인프라 확보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기태 창조경제포럼 의장 kitaelee@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