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가 미국의 대규모 전력 주파수 조정(FR)용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사업에 공급된다. 삼성SDI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력회사가 추진하는 FR용 ESS와 ‘신재생+ESS’ 구축 사업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국산 배터리가 해외 전력 FR용 설비에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착공하는 이 사업은 배터리 용량 6㎿h 규모로 3㎿h는 FR용 ESS로, 나머지 3㎿h는 산악지역의 마이크로 그리드(독립전력망)용 ESS로 구축된다. 삼성SDI 중대형 리튬이온 이차전지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포함해 대형 전력변환장치(PCS)는 ABB가 공급한다. 배터리 솔루션 가격만 약 40억원에 달한다.
FR용 ESS는 송전망과 배전망을 잇는 변전소에 구축돼 전력량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배전망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FR는 전력 변환 과정에서 전력을 보충하기 위해 발전량의 약 5%를 석탄과 LNG 위주 고원가 발전기를 가동해 공급능력을 조절했다. 하지만 ESS를 활용하면 고원가 발전소를 가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경제성이 매우 뛰어나다.
‘신재생+ESS’ 구축 사업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력을 ESS에 저장했다가 전력망에 공급한다. 날씨 변화에 따라 생산량이 불규칙할 경우 ESS 전력을 보충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지원하고 발전기 시동전원으로도 활용된다.
삼성SDI는 이번 사업으로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하반기 실시하는 초대형 ESS 구축 사업 입찰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북미에 다수의 ESS 구축 사업에 배터리 공급이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주파수조정(FR:Frequency Regulation)용 ESS=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을 위해 순간적인 수요 변동에 따른 주파수 상승 시 전력계통의 전력을 ESS에 충전하고 주파수 하락 시 전력을 방전해 주파수를 조정하는 기술이다. 지금까지는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류를 보충하기 위해 발전량의 약 5%를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고원가의 발전기를 가동시켜 공급 능력을 조절했지만 ESS로 대체하면 주파수조정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