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박지웅]<38>성공한 온라인 B2B 장터 `LA쇼룸닷컴`

LA쇼룸닷컴은 패션 전문 온라인 B2B 장터다. 미국 패션 분야 알리바바라고 생각하면 쉽다. LA 지역 의류 도매 클러스터 ‘갈라’를 온라인으로 옮겼다. 직접 디자인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도매상과 유통업체를 연결한다. 알리바바 외에 온라인 B2B 플랫폼을 성공시킨 흔치 않은 기업이다. LA에서 시작해 미국을 넘어 글로벌 수요가 몰린다. 2001년 창업해 단 한 번의 투자유치 없이 회사를 키웠다. 일체의 언론에 노출되지 않아 현지에서도 정보를 얻기 힘든 회사다.

온라인 패션 B2B장터 `LA쇼룸닷컴`<사진출처:홈페이지>
온라인 패션 B2B장터 `LA쇼룸닷컴`<사진출처:홈페이지>

-정진욱(콘텐츠대학부 기자)=LA쇼룸닷컴을 좀 더 설명해 달라.

▲박지웅(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패션 소매상과 유통업체를 연결하는 B2B 플랫폼이다. 회사는 자바 지역 소매상을 찾아가 온라인 판매 여부를 묻고 입점을 타진한다. 플랫폼 입점 상점을 회사가 매일 찾아가 신상품을 수거한다. 이 상품을 자체 모델이 착용한 사진을 찍어 사이트에 올린다. ‘A상점 오늘의 신상’ ‘B상점 오늘의 신상’으로 노출된다. 유통업체는 사이트를 방문해 원하는 상점의 신상품 선택 후 주문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유통업체는 거래 영수증 등으로 실체 관련 사업을 하는 업체임을 인증해야 한다.

-정진욱=LA쇼룸닷컴을 추천하는 이유는.

▲박지웅=알리바바가 최대 규모 상장을 앞두고 있다. 가치가 높은 건 거대한 온라인 B2B 플랫폼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B2C·C2C 플랫폼은 국가별로 성공한 기업이 있지만 B2B는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 LA쇼룸닷컴은 B2B 플랫폼이 작동하는 원리를 충실히 구현했다. 온라인 B2B 플랫폼은 일단 제품 생산자가 한 곳에 모인 클러스터가 필요하다. 수요자는 지리적으로 접근성에 한계가 있어야 한다. 지리적으로 가까우면 굳이 온라인을 이용할 필요 없다. LA쇼룸닷컴은 자바란 패션 클러스터를 미국을 넘어 세계와 연결한다. 원거리에 있는 유통업체도 충분히 이용 가능한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정진욱=LA쇼룸닷컴의 수익모델은.

▲박지웅=세 가지다. 먼저 사이트 도매상에게 입점비를 받는다.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여기에 사진 판매가 더해진다. 회사가 찍은 사진을 원하는 소매상에게 제공하고 비용을 받는다.

-정진욱=LA쇼룸닷컴이 도매상과 유통업체에 주는 효용은.

▲박지웅=오프라인에서 옷을 생산·판매하는 소매상은 온라인과 거리가 멀다. 동대문에 가면 카드 결제도 안하고 현금만 받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 이들은 고정된 장소에서 제한된 사람하고만 거래한다. 온라인으로 추가 판매가 가능하다면 이들에겐 신세계다. 중요한 것은 이들에게 별도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회사가 직접 제품을 수거해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매상에게 LA쇼룸닷컴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도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서비스다. 유통업체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이전에는 직접 물리적 거리를 이동해야 물건을 살 수 있었다. 그렇게 움직여도 직접 볼 수 있는 물건은 제한적이었다. LA쇼룸닷컴을 이용하면 편하게 다양한 제품을 얻을 수 있다.

-정진욱=옷은 모니터로 보는 것과 실제가 많이 다르다. 유통업체라면 대량으로 물건을 산다. 직접 봐야하지 않을까.

▲박지웅=옷은 입어봐야 한다는 사람이 많아 온라인 의류 판매가 적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바로 의류다. 사진 등 세부 정보가 충실해 온라인에서 구매를 결정하기 어렵지 않다. 더구나 유통업체는 사진만 봐도 제품 상태를 알 수 있는 전문가다. 사진만으로 제품 확신이 부족할 수 있지만 기존 거래처라면 이미 제품 신뢰도를 갖는다. 이곳에서 올리는 사진만 보고 쉽게 결정할 수 있다. 기존 거래처가 아니라면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업체를 1차로 골라 직접 방문해 확인해도 된다. 현장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찾는 시간과 수고를 덜 수 있다. 일단 한번 방문해 제품 품질을 확인하면 다음부터는 편하게 온라인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정진욱=많은 전자상거래 기업이 등장해 성공을 거뒀다. 유독 B2B 전자상거래가 잘 안 된 이유는.

▲박지웅=B2B가 성공하기 위해선 특정 영역에 제조 역량과 영향력 있는 클러스터가 존재해야 하지만 사례가 많지 않다. 이런 면에서 세계의 공장 중국에선 알리바바가 성공할 수 있었다. 중국은 낮은 비용을 내세운 모든 제조업체가 몰려있어 수요가 집중됐다. LA쇼룸닷컴 역시 마찬가지다. 자바란 유력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정진욱=알리바바도 패션 B2B를 하지 않나. LA쇼룸닷컴이 알리바바와 경쟁에서 우위를 갖는 이유는.

▲박지웅=패션은 디자인과 트렌드가 중요하다. 중국이 비용 강점은 있지만 아직 패션 트렌드를 창조할 만한 역량은 부족하다. 알리바바 역시 패션 B2B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LA쇼룸닷컴도 사업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10년이 걸렸다. 오랜 시간 패션에만 집중하는 LA쇼룸닷컴이 모든 분야를 다루는 알리바바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는 건 당연하다.

-정진욱=국내에서도 LA쇼룸닷컴 같은 접근이 가능할까. 시장 규모는.

▲박지웅=우리나라에는 동대문이라는 아주 경쟁력 있는 클러스터가 있다. 동대문에 가면 무수히 많은 도매상이 매일 새로운 디자인으로 실제 제품까지 만들어 낸다. 도매상 대부분이 디자인을 제품으로 만들 공장을 끼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이 품질 높은 제품으로 이어진다. 꼼꼼한 바느질과 좋은 원단에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동대문에 물건을 떼러 중국과 동남아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온다. 동대문은 자바보다 나은 패션 클러스터다. 국내 시장은 좁다. 동대문을 세계에 수출한다는 접근이 옳다. 한류 등의 영향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정진욱=국내 시장의 기회와 위기는.

▲박지웅=기회는 단연 동대문이란 최고의 패션 클러스터다. 위기는 패션 산업이 인터넷과 거리감이 크다는 점이다. 사실 이전에도 동대문 도매상을 B2B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했다. 이유는 도매상에게 서비스 등록과 관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도매상에게 별도 행동을 요구하지 말고 LA쇼룸닷컴처럼 회사가 모든 걸 다해준다면 성공할 수 있다.

-정진욱=국내에서 성공한다면 어느 정도 규모일까.

▲박지웅=지마켓 정도는 된다. 동대문 거래액이 많게는 연간 5조원이다. 온라인에선 더 많은 트래픽이 몰린다. 국내 시장만이 아니다. 한국의 경쟁력을 해외에 파는 일이다.

-정진욱=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투자한다면 조건과 가능성은.

▲박지웅=동대문에서 직접 옷 장사를 오래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 투자는 무조건 한다. 인수도 가능하고 패스트트랙아시아가 직접 할 수도 있다. 지금껏 소개한 스타트업 중 가장 가능성 큰 모델이라고 본다.

-정진욱=LA쇼룸닷컴의 시사점은.

▲박지웅=한국의 강점을 해외에 팔 수 있다면 그게 한류다. 이런 의미에서 동대문도 한류가 될 수 있다. B2B와 B2C 등의 본질을 이해하고 넓은 시각에서 기회를 찾자.

박지웅 대표가 평가한 LA쇼룸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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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박지웅]<38>성공한 온라인 B2B 장터 `LA쇼룸닷컴`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