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마트 변기` 시장 뜬다

일본에서 변기가 앱과 연동된 ‘스마트 변기’가 주목받고 있다고 29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기존 일본 시장을 장악했던 업체 뿐 아니라 파나소닉 등 IT기업도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일본을 넘어 미국 시장에도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스마트폰처럼 앱이 설치된 변기의 사용이 일반적이다. 일부 모델은 블루투스를 통해 사용자의 스마트폰과 연동돼 사용자가 선호하는 설정을 저장해 놓을 수 있고 변기에 달린 스피커로 사용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기도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 가정의 75%가 이 같은 변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토토’와 ‘릭실’이라는 현지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릭실의 최고경영자인 후지모리 요시아키는 ‘변기 시장의 스티브 잡스’로 불릴만큼 시장 확장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후지모리는 스마트 변기 대중화를 위해 이달 ‘아메리칸 스탠다드’ 제품군에 비데일체형 변기를 추가할 계획이다. 릭실은 지난해 부채를 포함해 5억4200만달러에 아메리칸 스탠다드를 인수했다.

후지모리는 “친숙한 브랜드를 달고 있다면 미국인들이 비데일체형 변기를 쉽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기 전에 스마트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없었듯이 미국에 출시할 새 변기도 그와 같다”고 강조했다.

제이 굴드 아메리칸 스탠다드 CEO는 “3년 안에 비데변기 연 매출을 5000만달러로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미국 광고 캠페인에 300만~500만달러를 책정한다.

경쟁사 토토도 일본 및 미국 변기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토토에 따르면 미국 화장실 시장은 전체 시장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토토 제품은 물을 한 번 내릴때 기존 변기의 3분의 1에서 4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의 물만 사용해 환경보호를 강조했다.

이들 두 업체를 파나소닉이 추격하고 있다. 파나소닉 스마트 변기는 보다 우수한 청결 성능으로 후발주자의 경쟁력을 보완했다는 평가다. 지난 3월 출시한 신제품은 변기 시트를 올렸을 때 자동으로 수위를 3cm 낮출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도니아 그룹은 변기를 포함한 배관설비 및 부품의 미국 시장 매출이 연 6%로 성장, 오는 2017년 1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후지모리 릭실 CEO는 “생활의 수준이 향상되는 것은 나쁠게 전혀 없다”며 “사람들은 편안한 것, 쉬운 것, 저절로 되는 것, 그리고 깨끗한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