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현장에선]국내 연구팀, 정확도 높인 유전자 가위 잇달아 개발

국내 연구팀이 세포 내에 들어가 정밀하게 유전자를 변형할 수 있는 기술을 연이어 개발, 나란히 연구성과를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연구성과는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개의 국내 연구팀이 서로 독립적으로 연구해 비슷한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에 나란히 표지로 게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과학현장에선]국내 연구팀, 정확도 높인 유전자 가위 잇달아 개발

김형범 한양대 교수팀은 세포 내로 자동으로 들어가는 유전자 가위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세포투과 펩타이드를 유전자 가위 단백질 및 가이드 RNA와 각각 결합시키는데 성공하고, 세포에 처리한 결과 유전자 가위 및 가이드 RNA가 자동으로 세포 내에 들어가 타깃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바꾸는 것을 확인했다.

RNA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를 교정하는데 사용할 수 있지만 배양된 인간 세포 내로 전달하기 위해 플라스미드를 이용하여 세포에 전달해 왔다. 하지만 플라스미드 자체가 세포 유전체에 삽입돼 원하지 않는 돌연변이를 생성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자동으로 전달되는 RNA 유전자 가위는 향후 생체 내에서 사용할 수 있어 차세대 유전자 치료법 개발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렇게 개선된 전달 기술을 사용하면 의도하지 않은 DNA 염기서열이 잘리는 것도 줄어 유전자 가위의 선택성이 증가된다.

김형범 교수는 “유전자 가위의 전달을 안전하고 용이하게 함으로써 향후 임상 적용 가능한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IBS 유전체교정 연구단(단장 김진수) 김진수 교수팀은 독자 연구를 통해 단백질-RNA 형태의 RNA 유전자 가위를 전기 충격을 이용해 다양한 인간세포에 전달함으로써 유전체를 교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RNA 유전자 가위를 단백질 및 가이드 RNA 형태로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전달함으로써 정밀하면서도 효과적인 유전자 교정에 성공했다.

김진수 단장은 “단백질-RNA 형태로 RNA 유전자 가위를 도입한 결과 기존 연구방법들에 비해 정확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만약 RNA 유전자 가위가 의도하지 않은 DNA 염기서열을 자르면 세포독성을 일으키거나 원하지 않는 염색체 변이를 유발할 수 있어 RNA 유전자 가위의 정확성은 유전질환 치료를 위한 핵심과제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두 연구팀의 연구성과는 유전체 분야 국제 학술지인 ‘지놈 리서치’ 6월호 표지로 나란히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