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유료방송업계, `UHD 삼국지` 시즌2···"이제는 전국방송이다"

[이슈분석]유료방송업계, `UHD 삼국지` 시즌2···"이제는 전국방송이다"

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가 초고화질(UHD) 방송 전용 채널 ‘SKYUHD’을 개국하면서 케이블TV, IPTV 등과 UHD 전국 서비스를 놓고 불꽃경쟁에 돌입했다. 누가 먼저 차세대 미디어로 떠오른 UHD 방송을 전국에 서비스 할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동통신사업자와 700㎒ 주파수 대역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을 빚는 지상파의 UHD 상용화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은 전국을 무대로 치열한 초기 시장 선점 경쟁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됐다.

◇케이블TV, 세계 최초 타이틀 여세 몰아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UHD 방송 전용 채널 ‘유맥스(UMAX)’를 개국한 케이블TV 업계는 현재 39개 권역(CJ헬로비전 13개, 티브로드 19개, 씨앤앰 7개)에 UHD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현대HCN과 CMB가 상반기 내 자사 권역에서 본격적으로 UHD 방송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맥스 송출 권역은 총 60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케이블TV 업계가 추진하는 전국 UHD 방송의 가장 큰 걸림돌은 UHD TV와 셋톱박스 보급률이다. 현재 각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권역에 거주하는 가입자가 유맥스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LG전자, 삼성전자가 개발·제조한 소프트웨어(SW) 셋톱박스 내장형 UHD TV가 필요하다. 하지만 수백만원에 달하는 판매가격 탓에 일반 가입자가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일부 MSO가 제공하는 UHD 방송은 특정 제조사 UHD TV에서만 구현할 수 있다.

CJ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 CMB 등 4개 MSO는 UHD 서비스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UHD 셋톱박스 10만대를 공동구매해 전국에 보급할 예정이다. 케이블TV 업계는 오는 2017년까지 6500억원을 투자해 콘텐츠, 방송 인프라 등 UHD 생태계를 구축에 나선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UHD 셋톱박스 개발이 완료되는데로 전국 보급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방송, 시작부터 전국 UHD 방송 노린다

KT스카이라이프는 전국 가입자에 동시에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위성방송사업자의 특징을 앞세워 UHD 방송 상용화와 동시에 전국을 서비스 커버리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2년 방송업계에서 처음으로 UHD 실험방송을 진행한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8월 UHD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면서 제작, 송출, 위성전송, 수신 등 UHD 방송 서비스 전반에 걸친 기술력을 확보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지난해 말 H.265로 알려진 고효율 압축 코딩(HEVC) 솔루션과 최다 10.2 채널 다채널 음향 기술을 포함한 ‘UHD 디지털위성방송 송수신 정합표준’을 제정하면서 KT스카이라이프가 UHD 방송을 상용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연내 10만원 이하 보급형 UHD 셋톱박스를 출시해 신규 가입자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연내 출시 될 것으로 예상되는 HDMI 2.0 셋톱박스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T스카이라이프가 전국에 프리미엄 UHD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4K(3840×2160) 해상도와 30fps(초 당 저장화면 수)를 구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급형 셋톱박스를 모두 HDMI 2.0 셋톱박스로 교체해야 한다. HDMI 2.0은 4K 해상도에서 최다 60fps를 구현해 4K 3D와 풀HD 영상을 화면 하나에 전송하는 듀얼 비디오 스트림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

KT스카이라이프 고위 관계자는 “오는 12월 출시 예정인 UHD 전용 셋톱박스를 30·60fps에 동시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며 “한국은 물론이고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에서 모두 UHD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PTV,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

유료방송업계 가운데 가장 늦게 UHD 시장에 뛰어든 IPTV는 본격적으로 UHD 송출 기술 확보에 나서며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을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지난달 ‘셋톱프리’ 방식 UHD 서비스를 선보인 SK브로드밴드다. 셋톱프리는 IPTV 애플리케이션을 UHD TV에 탑재해 별도 셋톱박스 없이 UH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삼성전자 UHD TV를 보유한 가입자는 ‘B tv’ 앱을 내려 받아 별도 셋톱박스나 요금 없이 UHD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모바일 IPTV에 UHD 콘텐츠를 전송하며 플랫폼 차별화에도 나섰다. SK브로드밴드는 올 하반기 하드웨어 방식 UHD 셋톱박스를 출시해 전국 가입자 확보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KT IPTV 서비스 올레tv는 최근 KT종합기술원에서 개발한 셋톱박스로 하반기 UHD 상용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며 SK브로드밴드에 맞불을 놨다. 올레tv는 이달 초 소규모 단위로 1차 실험방송을 진행한 후 오는 8월 범위를 확대해 2차 실험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에 UHD 주문형비디오(VoD)를, 하반기에 실시간 UHD 방송을 각각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인터넷 트래픽 탓에 화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IPTV 업계의 향후 과제로 지적된다. 인터넷 프로토콜(IP)을 기반으로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IPTV 특성 상 접속 트래픽이 늘면 화질이 고화질(HD) 수준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명한 화면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인 UHD 방송 시장에서 화질이 뒤처지면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경쟁업계에 밀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IPTV 사업자가 시장에 가세하면서 UHD 콘텐츠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트래픽 장애 없이 안정적으로 4K UHD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개선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