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새 TV 플랫폼 ‘안드로이드TV’가 이달 공개될 전망이다. 유료 미디어 콘텐츠에 집중했던 ‘구글TV’와 달리 웹과 모바일에 이어 게임까지 결합된 플랫폼으로 안방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기가옴 등 해외 IT 매체들은 구글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오는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구글 I/O 개발자 콘퍼런스에 안드로이드TV를 출시한다고 보도했다.
안드로이드TV는 TV부터 셋톱박스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일종의 TV 운용체계(OS)다. 지난 2010년 선보였던 구글TV와 다른 점은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와 안드로이드 기반 게임에 보다 특화됐다는 점이다.
새로운 구글의 TV 플랫폼은 최근 출시한 동글 형태 셋톱박스 ‘크롬캐스트’와도 차이가 있다. 크롬캐스트는 출시 이후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하드웨어 성능에 좌우되는 게임 콘텐츠는 서비스하기 어렵다.
사용자환경(UI)도 TV에서 사용하기 쉽도록 보다 직관적으로 디자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개발명 ‘파노(Pano)’로 불리는 UI를 적용했다. TV를 켜면 바로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검색할 수 있고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회사는 안드로이드TV 적용을 위해 최근 넷플릭스, 훌루 등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TV와 셋톱박스 제조사들과도 안드로이드TV 탑재를 논의 중으로 플랫폼 공개와 함께 하드웨어 파트너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이 안드로이드TV를 출시하는 이유는 점점 경계가 사라지는 TV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안드로이드 OS로 모바일 생태계를 점령했듯 최근 애플, 아마존 등의 참여로 불 붙고 있는 TV 생태계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안방시장 경쟁 전망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인기에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TV 시장 경쟁은 안드로이드TV 출시로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콘텐츠를 TV에서 보는 것에서 나아가 TV에 특화된 게임 출시로 게임콘솔 시장과의 경계도 모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셋톱박스를 앞세워 안방 시장에 진출한 애플, 아마존은 구글의 새 TV 플랫폼에 대응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아마존이 모바일 기기와 마찬가지로 TV 시장에서도 독자적인 하드웨어 전략을 구사한다면 여러 하드웨어에 개방돼 있는 구글보다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드웨어 업체들의 참여는?
스마트폰 태동기와 달리 콘텐츠 생태계 종속의 문제점을 느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TV 제조사들은 자체적인 TV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 때문에 구글 안드로이드TV 보급 속도가 스마트폰 OS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과거 구글TV에 참여했던 LG전자는 웹OS 기반 TV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반응도 좋아 웹OS 플랫폼을 중심으로 TV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삼성전자도 타이젠OS 기반으로 TV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공개하고 자체 콘텐츠 확대에 나서고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