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국내 유료방송업계가 ‘세계·국내 최초’ 간판을 걸고 초고화질(UHD) 방송 시장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정작 방영할 UHD 콘텐츠가 부족해 속을 태우고 있다. 고가 장비가 많은 탓에 자체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국내외 시장에서 유통되는 UHD 콘텐츠 수가 적은 탓에 편 당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UHD 서비스를 개시한 유료방송업계가 ‘빈 수레’로 전락할 수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KT스카이라이프는 2일 개국한 UHD 전용 채널 ‘SKYUHD’를 운용 초기 기간 동안 하루 4시간 순환편성으로 운영한다. 현재 확보한 UHD 콘텐츠 분량이 6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하루에 같은 프로그램을 여섯 번 씩 송출하는 셈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연말까지 230시간 분량 UHD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UHD 시장은 누가 화질이 좋은지가 아닌 누가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는지가 관건”이라며 “국내외 UHD 콘텐츠 제작업체, 정부와 협력해 UHD 콘텐츠 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 업계가 지난달 10일 개국한 UHD 전용채널 유맥스(UMAX)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홈초이스는 현재까지 약 100시간(6000분) 분량을 마련했다. 연말까지 200시간을 웃도는 분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예상치 못한 계약 취소, 편 당 100억원을 넘는 가격 등에 발목이 잡혀 고전하고 있다. IPTV 업계도 상황은 같다. 최근 UHD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SK브로드밴드가 확보한 UHD 콘텐츠 분량은 6시간가량이다.
UHD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비싼 콘텐츠 가격 탓이다. 수입 UHD 콘텐츠 가격은 시간 당 5000만~2억원 수준이다. 2000만~3000만원 가격대인 고화질(HD) 콘텐츠 보다 10배 이상 비싼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UHD 시장 자체에 콘텐츠가 부족한데다 대규모 제작 비용이 필요해 방송사업자가 선뜻 자체 제작에 나서기 어렵다”며 “체계적 콘텐츠 확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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