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를 이용해 인체의 장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를 크게 앞당길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결과가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동우 포스텍(POSTECH) 기계공학과 교수와 팔구니 파티(Falguni Pati) 박사후 연구원, 장진아 융합생명공학부 박사과정은 이종원 가톨릭의대 성형외과 교수, 김성원 이비인후과 교수, 심진형 한국산업기술대 기계공학과 박사, 김덕호 워싱턴대 교수 등과 공동으로 실제 조직과 동일한 성분으로 이루어진 탈세포화된 조직을 이용, 인공 조직을 만들 수 있는 3D 세포 프린팅용 바이오 잉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간단한 세포 조직뿐만 아니라 장기 제작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여 기대가 모아진다.
연구결과는 다학제 간 연구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지 2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3D 세포 프린팅 기술은 살아있는 세포와 생체적합성 재료를 이용해 실제 조직과 유사한 외형과 구조를 가진 기능성 인공조직을 제작하는 기술이다. 인공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3D 프린터로 분사할 수 있는 바이오 잉크와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생체 적합성 고분자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콜라겐이나 체외유래 재료로 만들어진 하이드로젤을 바이오 잉크로 사용했지만, 이 재료는 실제 조직이 가진 복잡하고 다양한 세포외 기질을 모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탈세포화 된 조직으로 바이오 잉크를 만들고, 여기에 재생하고자 하는 조직에 맞는 중간엽 줄기세포를 넣어 3D 세포 프린팅 기술로 인공 조직을 만들었다. 이는 기존 콜라겐을 이용해 제작한 인공 조직에 비해 세포분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결과는 3D 세포프린팅 기술로 단순히 조직의 외형을 모사하는 기존 연구를 넘어 장기가 손상돼 재생이 필요한 조직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해 만들고자 하는 목적 조직(target tissue)으로 분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동우 교수는 “이 연구를 바탕으로 각 조직에 적합한 바이오잉크를 개발하면, 간단한 기능을 하는 조직뿐만 아니라 실제 장기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에는 이를 임상에 적용해 손상된 장기를 재생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용어해설
탈세포화된 조직=실제 조직이나 장기에 여러 가지 화학물질로 처리해 세포만 제거한 조직으로 대부분의 세포외 기질과 고유한 구성비를 그대로 유지, 조직 재생을 위한 생체적합성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바이오잉크=3D 세포 프린팅 기술을 이용, 인공 조직을 제작할 때 세포를 넣어 분사하는 재료. 분사가 가능한 점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기계적 강도를 지녀야 하며, 생체 적합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콜라겐, 알지네이트 등의 하이드로젤이 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