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더이상 안되겠다..."퇴물 카드 수천개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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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상품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고객정보유출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콘셉트로 소비자 접점에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새 상품 라인업을 선보이는 대신,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퇴물’ 상품은 과감하게 정리해 원가절감까지 극대화하겠다는 속내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 현대카드, 신한카드 등이 기존 상품 대거 퇴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카드는 신상품 ‘숫자카드’ 판매를 전후해 약 150여종의 상품을 정리했다. 제휴카드까지 포함해 숫자카드 출시를 기점으로 수요가 없는 상품군을 포함해 콘셉트와 맞지 않는 제품군 정리 작업에 돌입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일부 제휴카드를 포함해 순차적으로 정리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애니 패스포인트, 알라딘 빅앤빅, 메가티즌 삼성지엔미 포인트카드 등은 이미 퇴출됐다.

현대카드는 포인트와 캐시백, 두 가지 기준을 중심에 둔 투트랙 전략 ‘챕터(CHAPTER) 2’를 새 상품군으로 내놓으면서 기존 23개 상품 중 16개를 과감히 정리했다.

현대카드M, 현대카드M2, 현대카드M3, 현대카드T, 현대카드V, 현대카드H, 현대카드R, 현대카드O 등 총 23종의 상품군을 현대카드M 에디션(Edition)2, 현대카드M2 에디션2, 현대카드M3 에디션2, 현대카드T3 에디션2, 현대카드X, 현대카드X2, 현대카드ZERO 등 7종으로 줄였다.

신한카드도 빅데이터를 적용한 새로운 제품을 도입하면서 700여종 상품을 정리 중이다. 지난해 10월까지 1678개 상품 중 925개로 카드 상품을 정리했고, 지난 4월에도 약 200여개에 달하는 카드를 퇴출시켰다.

위성호 신한카드 대표는 “매월 상품분석위원회를 열어 기존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상품을 이미 정리했다”며 “앞으로도 월 100여개의 신용카드 상품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강제적인 상품 구조조정은 없었지만, IC카드 전환대책과 맞물려 약 26개의 상품을 일시에 정리했다.

카드사들이 앞다퉈 상품군 축소에 돌입한 것은 유사 상품 난립과 역마진 상품까지 등장한데 따른 것이다. 혜택을 축소하기보다는 해당 상품의 구조조정을 통해 원가절감을 실현하겠다는 속내도 담겨 있다.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기존 상품이 서비스 축소와 복잡한 제한조건으로 고객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카드사들 또한 부담이 상당했다”며 “카드사들이 새 콘셉트의 제품 라인업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면서, 기존 상품 퇴출을 보다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카드사별 기존 상품 퇴출 현황

카드업계, 더이상 안되겠다..."퇴물 카드 수천개 퇴출"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