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자회사 네오플이 제주로 본사를 이전한다. 제주도의 기업 유치 지원에 따라 최대 혜택 조건을 적용받는다면 향후 6년간 최대 5700억원 규모의 세금 면제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네오플(대표 이인)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창의적인 게임 개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네오플의 제주 이전은 수년간 거론돼 오다가 최근 급물살을 탔다.
네오플은 제주도 이전을 결정한 이유로 △지역 경제 활성화 기여 △창의적인 게임 개발 환경 제공을 꼽았다. 넥슨은 부산에 넥슨커뮤니케이션즈와 디지털 감성 놀이터 더놀자를, 제주도에 넥슨네트웍스·엔엑스씨·엔엑스씨엘·넥슨컴퓨터박물관을 운영하며 기업의 지방 이전에 공을 들여왔다. 유력 개발사인 네오플의 제주 이전을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네오플 제주 이전은 금전적 이익도 가져올 전망이다. 제주도는 수도권 기업 유치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 혜택을 제공한다. 법인세와 소득세를 비롯해 지방세, 재산세 등을 감면해준다. 네오플이 지난해 낸 법인세는 950억원에 달한다. 제주도에서 어떤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인 조건을 따져봐야 하지만 제주도가 규정한 수도권 기업 투자 유치 지원 중 가장 좋은 혜택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면 법인세를 6년간 면제받을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면제받는 법인세액은 최대 5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 현지에서 취득하는 부동산 취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고 재산세도 조건에 따라 5~7년간 면제돼 실제 감면받는 세금 혜택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400명에 달하는 본사 전 임직원이 모두 제주도로 내려가기 때문에 파격적인 세금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네오플은 세금 혜택이 반갑지만 개발자 이탈을 우려한다. 이미 업계에 제주도 이전 소식이 퍼지면서 핵심 개발자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했다. 개인 사정 상 제주도로 이전하기 힘든 직원은 이직을 고민하는 상황이다.
네오플은 제주도에 사옥을 건립하고 완공 전까지 임대 건물에 임직원을 배치할 방침이다. 고층 건물이 없다시피 한 현지 사정 때문이다.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도 사옥 완공 전까지 3~4개 건물에 나눠 입주해 업무를 했다. 넥슨 측은 “네오플 임직원에 주거와 항공을 기본 지원키로 했다”며 “2015년 1월까지 전체 부서와 직원이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네오플은 지난해 매출 4528억원, 영업이익 3974억원으로 넥슨 계열사 중 가장 알짜 기업으로 꼽힌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가 핵심 수입원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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