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초고화질 영상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4K영상 보급과 8K영상 개발로 방송산업에서 전자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4K와 8K는 각각 HD 영상보다 4배, 8배 해상도가 높은 영상을 의미한다. 1920x1080 해상도인 풀HD는 2K로 불린다.

일본은 2016년으로 예정된 4K영상 본방송 시작에 앞서 지난 2일 시험방송을 시작했다. 방송사와 통신사, 기기제조사로 구성된 일본 차세대 방송추진 포럼은 일본 스카이 퍼펙트 커뮤니케이션의 JSAT 위성방송을 이용해 매일 6시간 동안 4K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오는 12일 개막하는 브라질 월드컵 경기 중 네 경기를 4K로 녹화 방영할 계획이다.
TV 제조사들은 4K 시험방송 시작을 계기로 발생할 TV 교체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디지털 방송 전환 이후 맞은 기회인 만큼 제품 출시를 점차 확대하며 판매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니와 샤프는 올해 4K TV 모델을 대거 출시한다. 대형 TV 시장에서 4K TV 비중은 올해 50%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샤프는 50인치 이상 대형 TV 모델 절반을 4K용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최초 4K영상 녹화기기인 ‘아쿠오스 4K 레코더’도 이달 출시한다. 소니는 지난해의 갑절인 총 8개의 4K TV 모델을 상반기내 출시한다. 소니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이후 8년 만에) TV 교체 수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전자제품 유통업체들도 4K TV를 주력 제품으로 앞세우고 있다. 매출 비중을 20~30% 늘린다는 목표다. 대형 유통업체 빅카메라는 매장 주요 위치에 4K TV를 전진배치했다. 매장에서 4K 주문형 비디오(VOD) 영상도 제공한다.
일본 방송사들은 4K 콘텐츠 제작에 앞장섰다. 후지TV와 TBS 등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등을 4K로 제작하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4K뿐 아니라 8K 방송까지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2016년 4K 본방송 이후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까지 8K 방송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이에 4K에 이어 8K로 기술 개발이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도시바는 스포츠 등 움직임이 많은 8K 영상을 원활하게 생중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대량의 정보를 압축할 수 있는 기술로 기존 이미지 분석 기술을 결합해 데이터 처리속도를 높이고 미세한 움직임도 부드럽게 표현한다. 압축 비용도 10분의 1 이하로 줄였다.
NTT는 8K 데이터 처리 속도를 40% 빠르게 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영상 배경 등을 분할 전송하는 기술로 고속 전송에도 데이터 용량이 큰 고화질 영상을 깨끗하게 구현한다.
한편, 초고화질 방송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움직임에 비판적인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이미 상당한 투자를 한 방송 업계에 기존 제작비보다 많은 비용이 드는 초고화질 방송 제작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4K의 경우 기존 HD방송 제작비의 약 1.5배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