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암 질환까지 진단하는 첨단 의료기기로 변신하고 있다. 의료비용을 낮춰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의 질병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바일 의료 액세서리는 고가의 기존 의료기기를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에 개발이 느는 추세다. 망막까지 볼 수 있는 안과 진료용 액세서리부터 스마트폰으로 심전도를 검사할 수 있는 기기까지 다양하다. 이미 제품들은 의료봉사에 활용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 기술 벤처기업 모바일OCT가 자궁경부암을 진단할 수 있는 콜포스코프 아이폰 액세서리를 개발했다고 4일 보도했다.
이 제품은 애플 아이폰과 결합해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아이폰 카메라 앞부분에 현미경을 장착한 형태다. 지난 1월에는 제품 성능 실험도 마쳤다. 미국 샌디에고 스크립스 메디컬 센터 브루스 칸 박사는 “이 제품이 기존 콜포스코프와 비교해 화질과 확대 능력이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품으로 촬영한 영상은 전용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업로드할 수 있다. 향후 진단 과정에 사용될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간편하다.
회사는 이 제품이 케냐, 르완다, 아이티 등 자궁경부암이 주요 질병 사망 원인이 되고 있는 개발도상국가의 사망률을 낮추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저하게 낮아진 비용으로 기기 보급이 쉽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 시범 사용하기를 원하는 국제 지원 단체에 제공할 방침이다.
아리엘 비어리 모바일OCT 최고경영자(CEO)는 “콜포스코프 가격이 1만달러인데 반해 새로 개발한 제품은 400달러 정도”라고 전했다.
제품은 개발도상국에 적용할 수 있는 모바일 기술을 겨루는 보다폰재단 무선혁신 프로젝트에서도 수상했다. 모바일OCT는 불과 18개월 전 문을 연 스타트업 업체지만 이미 22만5000달러의 투자금도 확보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